모차르트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경쾌해진다. 손자도 모짜르트의 소나티네 앨범을 들려주면 잘 잔다. 한참 보채다가도 음악을 들으면 그 곳에서 자기와 살을 접했던 엄마의 숨결을 느끼는 모양이다. 태교때 많이 들으며 사랑을 느껴서일까? 인간은 사랑의 동물임을 느낀다. 어린애들은 확실히 사랑을 예민하게 먹으며 커간다. 자기보다 두 살 많은 사촌을 보면 울다가도 뚝 그친다.
사촌 누이가 얼굴을 만져주면 웃음 가득한 눈을 껌뻑거리며 좋아한다. 그 나이에서도 진한 사랑이 통하고 있다. 단풍이 조금씩 물들고 있는 요즈음, 다섯 달도 안 된 손자를 돌봐주면서 호기심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나의 기우도 조금씩 물들고 있다.
아기를 베이비시트에 앉히고 운전을 하다가 백미러로 보면 조용히 밖을 쳐다보고 있다. 뒷좌석 유리창을 통해, 새털구름을 머리에 이고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올려보고 있는 아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정말 그 머리에서 뭔가 느끼는 걸까?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로봇을 사진에서 보았다. 이태리의 피사 베르디 극장에서 양팔을 가진 로봇의 지휘로 안드레아 보첼리가 루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어떤 설명이 없어도 충격적이었고 씁쓸한 미소와 함께 어쩔수 없이 닥치는 미래를 보았다. 나처럼 아날로그 사고방식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에게도 시대의 흐름은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너무 기계적인 것보다 인간적인 냄새가 풍기면서 현명한 방법으로 컴퓨터 세계에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류가 개발한 지능 AI 가 결국 인류를 지배하고 드론이 대세가 돼 인류가 설 땅이 없어진다” 고 했다. 아마존에서는 인공비서 스피커인 “에코” 를 등장시켜 그에게 이야기하고 명령을 받아 티비와 에어컨, 청소기등을 가동시키고 있다.
스마트 폰에서도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없이 말만 하면 모든게 작동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AI가 발달하고 무인 자동차 시대가 된 미래에는 명령만 하면 수고없이 자동차가 가서 타이어도 바꾸고 정비도 하면서 인간의 힘이 필요없는 시간이 곧 올 것이다.
익숙지 못한 상황은 편리함보다는 웬지 낯설고 불안하다. 앞으로는 우리의 의지없이 컴퓨터가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지” 도 정해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언젠가는 엄마도 필요없이 인간의 감정이나 생각이 결여된 기계적인 로봇이 책을 읽어주고 자장가도 불러주며 사랑없이 아기를 키우고 교육하게 되지 않을까? 좋은 글은 좋은 경험에서 나오고 좋은 경험은 좋은 인생에서 나온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오래 생각하고 읽어야 하는 문학이나 철학은 AI 에서 가능할까?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가 퍼지고 있다. 터키행진곡이다. 오스트리아와 터키전쟁때 군대에서 울려 퍼졌던 이국적인 정취가 묻어 나온다. 인간의 영혼이 숨쉬고 대화해야 하는 명화(名畵)나 인간의 정신적 고통을 치료하고 절망한 삶에서 희망을 주는 그런 음악이 사랑없이 작곡될 수 있을까? 사랑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다시 그 사랑을 품게 된다고 생각한다. 손자의 미래를 생각하다가 인간 문명의 황폐를 두려워하는 건 아날로그 세대인 나의 기우라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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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잔 워싱턴 두란노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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