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물건이든지 그 물건을 바라보는 각도를 “시점”이라고 한다. 요즘 미술 조각이나 그림의 유형 가운데 같은 조형물인데도 보는 사람의 위치와 각도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나타나도록 하는 것을 “시각예술”이라고 한다.
사람의 얼굴도 어떤 면에서는 그런 시점과 시각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보이게 된다. 어떤 사람은 왼쪽이 더 잘 생기게 보이는 경우가 있고, 어떤 사람은 오른 쪽이 더 좋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배우나 연기자는 카메라 앞에 설 때 가능한 아름답고 좋게 보이는 쪽으로 서 있으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에게 좋은 얼굴이나 멋있는 인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다정하게 인사를 하고, 자주 만나는 사람에게는 정중히 예의를 지키고, 그리고 헤어지는 사람에게는 마지막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때때로 내가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보는 상황에 따라, 또 보는 사람의 생각과 형편에 따라 자신에 대한 이해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죄를 지어 사형을 선고받은 죄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벌을 마땅히 받아야 하는 사형수이다. 그러나 그 사형수의 아들에게는 그 사람은 죄수나 사형수가 아니라 자기를 낳아주고 키워주신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이 서로 다른 각도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이고, 이 관계를 건설적으로 세워가는 것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해야 할 도리이다.
그런데 이런 한계적인 상황을 뛰어 넘어 어떤 때는 사형수로, 어떤 때는 아들로 자유자재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재주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코스프레(Cosplay)라고 한다.
원래 말이 Costume Play라는 말을 하나로 만든 Cosplay라는 말을 일본식 발음으로 해서 ‘코스프레’라는 말이 되었다. 때로는 우리는 코스프레 할 때를 만난다. 하루 동안에 장례식을 가야하고, 결혼식을 가야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장례식에 가서는 울어야 하고, 결혼식에 가서는 웃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프레 하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아무 일 없을 때는 평범한 청년이었다가 위급하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변하는 스파이더 맨이나 배트맨을 비난할 수 없다. 단지 백설공주를 죽이기 위해 백설공주에게 독이 있는 사과를 먹이려고 착하고 선하게 접근하는 마귀할멈의 코스프레는 칭찬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를 만나도 편안하고, 행복해야 한다. 아이를 만날 때는 친근하게, 어른을 만날 때는 공손하게, 약한 자를 만날 때는 돕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성경은 말씀한다.“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고린도전서9:22)
모든 사람에게 편안하고 따뜻한 사람, 편안한 옷을 입어 몸이 편안한 것처럼 우리는 Cozyplay로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때로는 착하게 코스프레 하고, 그리고 언제나 변함없이 항상 계속 코지프레 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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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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