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뉴욕교회협의회 주관의 성지 순례는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예수님의 성지가 아니라 개혁 500주년의 뿌리를 찾는 순례였기 때문이다. 모두가 무슨 큰 기대 속에서 개혁을 해 보고자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 평범한 사제로써 바르게 하려는 아니 자신을 믿음으로 세워보려는 취지였다. 개혁의 성지를 돌아본 우리들은 저들의 삶과 믿음의 뿌리를 돌아보며 개혁의 바른 의미를 찾아야 옳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프라하(체코)에 도착 했다. 도시는 높은 건물 하나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여행은 피곤함도 있으나 이번에는 역사의 흔적을 찾기 위함이고, 개혁자들을 떠올릴 수 있는 기회였기에 모두가 즐거운 표정이었다. 우리는 1400년 경 체코에서 개혁 운동을 하다 화형당한 얀 후스의 역사적 사실을 들으며 그 속에서 깊은 뜻을 실감했다. 우리는 종교개혁하면 보통 루터만 생각한다. 그러나 그 보다 100년전에 이미 개혁의 불을 지피고 화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서 100년후에는 새로운 개혁의 불씨가 훨훨 타오를 것을 예언한 얀 후스의 외침이 루터의 가슴에 떨어졌다.
루터의 바른 믿음의 싹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깨닫는 것에서부터이다. 죄를 씻는 길은 믿음을 통한 진실한 회개로부터 시작됨을 알았다. 종교개혁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뿌리를 지키려고 자신을 날마다 다듬어가야 한다. 종교개혁의 열매는 연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얀 후스로 시작되어 루터를 거쳐 스위스의 쥬잉글리와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개혁의 완성도를 이루어 냈던 존 칼빈이 기독교 강요를 통해 그 기본을 만들어 주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스코틀랜드의 존 낙스의 개혁은 영국을 비롯하여 새 역사의 진동을 이루어갔던 것이다.
특별한 것은 칼빈이 출생한 집에 전시된 서류중 싸인 위에 기록된 “하나님 앞에서” 였다. 말씀 앞에서 하나님과 더불어 내 자신이 내려 갈 때 진실한 삶이 이어지고 그것이 곧 개혁의 진행이 아니겠는가? 이번 개혁지를 다녀온 목회자들이 제 자리에 설 때 뉴욕은 변화의 길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 내일의 바른 신앙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그것은 단지 개혁지 탐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개혁의 진행형이 우리 삶의 현장에서 이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나부터 우선 그런 자세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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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홍/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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