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은퇴한 우리 부부는 이번에 워싱턴의 여행사에서 주관하는 한국의 전국 일주 관광에 합류해서 제주도까지 다녀왔다. 미국에 오래 살면서 여러 곳을 여행하며 아무리 아름다운 공원들을 보아도 고향 산천에 대한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았고, 더구나 나이가 들수록 눈만 감으면 슬며시 다가오는 모습들 이것을 아마 향수병이라고 하나보다.
10일 정도의 여행길은 가는 곳 마다 그 지방의 특성이 돋보이는 푸짐한 한상의 요리와 관광을 접할 수 있었다. 첫날 충청도 부여로 가서 유명한 의자왕의 삼천 궁녀들이 절개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다는 낙화암을 배를 타고 올려다보며 황포 돛대 노래를 부르며 백마강을 거슬러 올라갔고, 군산에서는 유명한 부여 연밥을 먹었다.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또 18세기 이후 많은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지 였다는 ‘전동성당’은 오래전 로마네스크식 건물로 지어져 매우 아름답고 정교해 여러번 한국 영화에도 나왔다고 했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모형, 통영의 벽화 마을을 돌아 부산에는 오래전 바닥에 자갈이 많이 깔려 자갈치 시장이라 불린다는 그곳, 그리고 “국제시장” 영화에서 본 1500가게들이 즐비한 국제시장, 영화에도 나온 ”꽃분이네 집” 도 들렸다. 경주에서 첨성대와 안압지, 불국사를 돌아보며 우리가 책에서 오래전 배웠던 역사를 다시 거슬러 생각해 본다.
두어시간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열차에 몸을 기대고 바다를 보며 사색에 잠긴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과 천재 시인 이며 허균의 누나인 허난설헌의 작품관, 그리고 이번에 가장 인상에 남는 곳은 “새만금 방조제”로써 이곳은 세계 최장 거리의 바다를 막아 길을 만들고 민물을 걸러 식수를 공급하고 농사를 도우며 그곳에 공장을 지울 계획 이라는데 감탄하며 인간의 힘의 한계가 어디까지 일까 생각했고, 동시에 한국인의 능력에도 감탄한다.
가는 곳 마다 정돈되고 깨끗함에 놀라며 한국이 어떻게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나 물으니 대답은 어떤 이는 “우리 한국 사람들은 최고를 좋아하고 항상 새로움에 목마른 나라이며 도전을 멈추지 않는 국민성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우리는 다시 김포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향했다. 천지연 폭포를 시작으로 섬들을 안고 도는 서귀포 유람선. 화산으로 정교하게 깎아진 조각 같은 주상 절리대, 성산 일출봉, 민속마을 등 볼 것은 많고 항상 시간은 없었다.
한국은 지금 오래전 우리가 알던 한국이 아니었고 가는 곳 마다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같이 간 미국인 4명도 계속 사진 찍기에 바쁘고 화장실은 우리가 여행 해본 어떤 곳보다 깨끗했고 휴게소는 먹을 것도 많아 모두 행복한 얼굴들이다.
오래전, 식목일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던 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한데 이제는 가는곳 마다 나무가 빽빽하고 또 질서 정연하게 정돈 되어있다. 시골의 작은 도시들도 어느새 높은 아파트들이 즐비하고 이제는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한국이 되어 있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를 배워서인가 젊은이들은 일상 대화에서 쉽게 영어를 섞어 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국민건강보험이 있어 병원에 가도 경제적 부담이 많지 않다고 자랑 한다. 아이들을 더 낳도록 정부에서 장려하고 보조도 한다고 했다. 서울 거리는 바쁜 한국인 특성의 ”빨리 빨리, 많이 많이” 로 아직도 항상 붐빈다.
그런데 역시 제일 걱정은 북한의 도발로 전쟁이 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전쟁이 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어요. 어디로 도망가겠어요.? 또 도망간다고 살겠어요? 그렇다고 총알 한개 입에 물고 다닐 수도 없구요. 걱정 안해요. 보통은 경제나 사회가 불안한 나라에서 전쟁이 나지요. 아이! 여기 남한은 아니예요.” 라며 스스로들을 위로 하고 있었다.
<
이혜란 실버스프링, MD>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