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민 와서 여러 가지 합리적이고 좋은 점도 많이 보았지만 30년 가까이 살면서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있다. 총기규제 문제와 서머타임, 그리고 핼로윈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는 총기사고로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당하고 있는데 정치하는 이들과 총기업으로 이익을 챙기는 이들 때문에 엄격한 규제를 못하고 있다.
헌법 조항 때문에, 또 자기방어를 위해 규제할 수 없다고 옹호론자들은 말한다. 의회 정치가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먼저 챙기지 않는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의회정치가 정치인들 개개인의 이권이나 자기 당 세력 굳히기에만 몰두한다면 민주정치의 심각한 위기가 올지도 모른다.
일찍이 농경생활이 주업인 시대에 해가 긴 여름철에 좀 더 일찍 일어나 일하러 가자는 취지로 프랭클린이 주장한 서머타임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미국에 이민 온 많은 사람들이 봄, 가을 두 차례 시계바늘을 앞으로 할 것인지 뒤로 할 지 헷갈린다. 시계바늘을 잘못 돌려 약속시간을 놓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손목시계의 나사를 풀었다 조였다 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갑자기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생체리듬에 따라 서서히 살아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핼로윈은 죽은 성인들을 기리는 종교행사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지금 미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10월의 마지막 밤, 밖에 나가기가 두려워진다. 괴기스런 복장과 으스스한 가면을 쓰고 거리를 누비는 사람들은 어쩐지 피하고 싶다. 한국은 너무 쉽게 제도를 자주 바꾸고 미국은 답답하리만큼 옛 것을 전통이라 포장하여 고집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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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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