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 풋볼 시합을 종종 보러 간다. 내가 교육위원이기에 의무감에서 그런 것 만은 아니다. 고등학교 때 이민 와서 처음 사귀게 된 미국인 친구들이 당시에 같이 다니던 고등학교의 풋볼과 농구 경기에 자주 데리고 갔었다. 농구는 한국에서도 보았으나 풋볼은 참 생소했다. 특히 쿼터백이 센터로부터 공을 받아 다른 공격수에게 넘겨 줄 때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고등학교 게임부터 좋아하게 된 풋볼은 후에 프로와 대학 팀들로 이어졌다. 지난 일요일로 올해의 대학풋볼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게 되는 4강이 결정되었다. 준결승 두 게임은 1월 1일에 열리는데 오클라호마와 조지아, 그리고 클림슨과 작년 우승팀인 앨라바마가 격돌한다. 결승전은 1월 8일이다. 내가 밀었던 오하이오 스테이트 대학이 아깝게 5위로 랭크되어 진출을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4강 팀들의 면모를 볼 때 앞으로 남은 게임들이 상당히 기대된다.
그런데 나는 내일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풋볼 게임을 보러 갈 예정이다. 페어팩스 카운티의 웨스트필드 고등학교 팀이 3년 연속 버지니아 주 ‘Class 6’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주 내의 고등학교들이 학생수를 기준해 여섯 클래스로 나뉘는데 클래스 6는 학생수가 가장 많은 고등학교들의 그룹이다. 상대 팀은 공교롭게도 지난 2년 동안 결승전에서 연거푸 만났던 오스카 스미스이다. 이 학교는 노폭 시 남쪽에 있는 체사피크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같은 팀들이 3년 연속 결승전에서 만나는 것은 아마 버지니아 고등학교 풋볼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나는 지난 2년 동안의 결승전 두 게임을 모두 관전했다. 2년 전에는 버지니아 주립대학, 그리고 작년에는 햄튼대학 경기장에서 열렸다. 버지니아 주립대학이 거리도 더 가깝고 경기장 규모도 커서 선호하는데 올해의 결승전은 또 햄튼 대학에서 열린다. 아마 경기장 사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올해에도 웨스트필드가 우승해 선수들과 코치들을 축하해 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웨스트필드가 지난 토요일 웃브리지 고등학교와 치룬 준결승전은 겨우 마지막에 가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웃브리지 선수들 체격이 웨스트필드의 공격 라인즈맨들에 비해 커 보였다. 그 선수들에게 웨스트필드 팀의 쿼터백을 보호하는 선수들이 밀리는 듯 했다. 덕분에 한인 학생인 웨스트필드 쿼터백이 공 던질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해 종종 쫒기는 상황이 연출 되었다.
반면에 웃브리지 쿼터백은 공격 라인즈맨들의 철통같은 보호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패스를 던지거나 공을 본인이 직접 들고 뛰는 것이었다. 전반전 점수는 6대7로 웃브리지가 앞섰다. 다행히도 웨스트필드 팀의 수비가 잘 해 주어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게임 막판에 오히려 터치다운을 추가해 엑스트라 포인트 킥을 세번 모두 실축했음에도 불구하고 18대 7로 이길 수 있었다.
오스카 스미스 고등학교도 준결승전에서 구사일생으로 회생했다고 한다. 세번째 쿼터 중반 부분까지 17대 3으로 지고 있었는데4쿼터 말에 17대 17 동점을 이루어 연장전에 돌입했다. 첫번째 연장전에서도 양팀 모두 필드골을 성공 시켜 20대 20 동점을 이루었다. 그러나 두번째 연장전에 들어서서 오스카 스미스는 터치다운을 성공시킨 반면 상대팀은 점수를 못 내어 27대 20으로 승리했다고 한다.
오스카 스미스는 지난 2년 동안의 패배를 설욕하겠다고 크게 다짐하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 번 모두 연장전에서 졌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2년 전에는 3차 연장전 그리고 작년에는 2차 연장전에서 말이다. 그 학교 선수들 가운데에는 풋볼 명문 대학에 진출하기로 되어 있는 선수도 두 명이나 있어 웨스트필드 팀이 상대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웨스트필드 고등학교 팀의 좋은 팀워크와 이제 겨우 10학년인 한인 쿼터백에게 다시한번 기대를 걸어 본다. Go Westfield Bulld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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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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