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는 GPS 덕분에 길을 잃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지도만 의지 했을때는 처음 가는 길이나,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오랫동안 길 표시가 나오지 않으면 불안하곤 했다. 맞게 가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삶에는 길이나 상호 표시판과 같은 여러 종류의 안내판이 있다. 예를 들자면, 조립 설명서, 기계 사용법, 음식 조리법, 건축을 위한 청사진, 가정이나 회사, 공공기관의 규율, 나아가 국가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법 등 수 많은 종류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이란 무엇인지,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 인생길을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인생 안내판이 아닐까?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성경이야말로 우리 인생들에게 이러한 문제들에 답을 제시하는 유일한 안내서로 믿는다. 모든 사물은 그 만든자만이 그 사용의 목적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이므로 그 창조자를 떠나서는 인생의 실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도서의 저자는 하나님을 떠난 삶은 “헛되고 헛되도다”라고 반복하고 있다.
성경말씀으로 하나님을 알 수 있고, 예수를 통해 우리는 그 하나님께 인도되며, 전도와 선교는 그 길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는 안내판이라 말 할 수 있다. 목사인 나의 동생은 예수를 통해 구원을 받는 유일한 길을 적은 커다란 안내판을 앞/뒤에 걸고 매일 한시간 씩 거리를 걸어 다닌다. 안내판이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더라도, 잘못된 정보, 또는 글씨가 명확치 않아 그 기능을 상실했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안내판은 주위의 상황의 변화에 관계없이 비가 오나 눈보라가 쳐도 그 자리에 묵묵히 서 있을 때만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그런데 죄악으로 점 점 더 물들어 가는 요즈음 세상에는 성도들이 그 본래의 사명을 많이 잃어가는 것 같다.
일부 목회자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를 환호하는 군중의 외침을 듣고, 도구에 불과한 나귀가 자기를 환호한다고 착각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마찬가지로 안내판인 성도들이 본래의 사명을 망각하고 칭찬과 박수갈채에만 관심을 둔다면 그것은 더 이상 안내판이 아닐 것이다. 아무리 화려한 교회 건물도, 수 많은 프로그램과 행사도, 많은 재정과 교인도, 강단에서의 열변도 구원으로 가는 길에 촛점을 맞추기 보다는, 칭찬, 권위, 또는 명성에 더욱 연연한다면 교회도, 영적 지도자도 안내판의 구실에는 실패라고 말 할 수 있겠다.
성경의 예수와 신실한 제자들은 성경 어느 곳에서도 본인의 평가에 관심을 보인 곳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심지어 사도 바울은 자신을 “죄인 중의 괴수”, “만삭되지 못해 난 자”, 또는 “무익한 종”이라고 불렀다. 또한 하나님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루스드라의 사람들이 기적을 일으킨 바나바와 바울을 신 들 이라고 하며 예배하려고 할 때, 그들은 옷을 찢고 그들을 말리며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이 성정을 지닌 사람들이라고 외쳤다.
죄성을 타고 난 우리는 그 누구라도 자기 중심적 사고를 버리기 쉽지 않으며, 타인의 자기에 대한 평가를 완전히 뛰어 넘기는 힘든다. 그러나 또 한 해의 커튼이 닫히는 이 세모에 과연 본인은 매일 자기를 얼마나 부인하며, 예수께서 주신 사명에 충실하려고 얼마나 몸부림 치는지 정직하게 자신을 돌아 본다면, 또 하나의 새해를 맞기에 덜 부끄럽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박찬효>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