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수신문이 전국 교수 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 2017년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파사현정은 원래 그릇된 생각과 도리를 깨고 올바른 정법을 세우고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은 어려운 말이지만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공명정대나 정정당당, 공평무사같은 말과 같은 말이다.
한국 사회는 지금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 법의 발효로 인해서 공공기관이나 회사에서 지출되는 식사대접 및 경조사비를 지출함에 있어서 개인적인 욕심과 기대감을 가지고 청탁이나 금품 수수 같은 것을 금지한 것이다. 70년대나 80년대에 힘과 권력을 이용하여 부정과 부패가 통했던 시대와는 다르게 공의와 정의를 이루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대한민국으로 발전되고 있다.
사람됨의 가치는 얼마나 배우고, 얼마나 소유하고, 얼마나 재주가 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진실하고 얼마나 겸손하고 얼마나 자신보다 남을 더 먼저 생각하느냐에 있는 것이다. 위대한 사람, 곧 성인이나 위인들의 삶은 자신들의 개인적인 욕심을 이루기 위해서 산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전체의 의를 세우려고 노력한 사람들이다.
시인 윤동주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시”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게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다고 했다. 이런 삶의 태도는 종교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야 고백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정직과 정의를 위한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기독교에서 성탄절을 기념하는 것은 예수가 이 세상에 와서 불의와 죄악을 몰아내고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정직하고 의롭게 살아가도록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 성경은 “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또 다윗의 왕좌와 그의 나라에 군림하여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 지금 이후로 영원히 정의와 공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이사야9:7)” 말씀한다.
한국의 어느 방송국에서 해고되어 몇 년 동안 일을 하지 못한 직원들이 복직되었다. 모든 사실과 진실은 역사가 밝혀지겠지만 부당한 해고를 당해 그동안 많은 시련과 고통, 억울함과 불공정한 처분을 당해왔는데 이제 그들의 신원이 풀려지게 되었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들이 겪었던 마음의 아픔과 괴로움을 무엇으로 갚아 줄 수 있겠는가? 그들만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곳곳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공의와 진실이 있어야 하는 곳에 개인적인 사심과 욕심이 득세하여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고 억압을 당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가까운 곳에서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는 왕따를 당하고, 가정에서 폭력을 , 직장에서는 차별을, 정치에서는 부정을, 교회에서는 교권을, 국가들 사이에서는 국력간의 세력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악을 몰아내고 선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악을 세우고 선을 몰아내는 파정현사(破正顯邪)속에서도 반드시 새벽에 아침의 태양이 떠오르듯이 우리가 사는 이 곳에 파사현정의 역사가 세워지기를 소망하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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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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