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자 수필가
희망찬 새해가 되었으나 지고 가기 무척 힘들어진 내 나이에 또 한살이 더해지는구나 생각하니 조금은 씁쓸해진다. 그러나 지금은 백세시대이다. 구구팔팔 이삼사(99세 까지 팔팔하게 살다 2~3일 앓다가 죽는다)란 유행어는 현실이 되어 백수를 넘기고도 건재한 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건강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라는 의사의 말을 나는 신앙처럼 믿으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 식사는 정해진 시간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하루에 3000보 이상 걷기는 습관이 되어간다.
그래서인지 내 나이 팔순이 코앞이지만 잘 버티며 살아간다. 주치의의 일깨움 덕분에 백세 장수도 꿈꾸어보고 있지만 갈수록 건망증이 심해지고 어린아이들 같이 단순해져 가는 나를 보며 무조건 장수하기만을 바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도 생각하게 된다.
가끔은 인격이 훌륭한 노인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분들은 산전수전 다 겪으며 살아온 천금 같은 경험을 살려서인지 매사가 슬기롭다.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며 이해심으로 남을 다독여서 젊은이들의 존경을 받으며 자신의 단점을 다스릴 줄 알아 삶이 아름답게 보인다.
그런데 몸보다 정신이 더 늙어버린 치매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의 늙은이들을 만날 때는 우울해진다. 일거수일투족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당연지사인양 심술과 트집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은 지겨울 것이다. 나이 먹은 사람의 특권인양 가꾸지 않은 지저분한 모습으로 역겨운 냄새 풍기며 수다 떠는 이들은 보기가 좋지 않다. 좋은 것은 먼저 움켜쥐고 감추고 억지와 욕심이 가득 찬, 매너가 엉망인 노인들은 추해 보인다.
나는 어느 부류에 속하는 노인이 될까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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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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