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효슈팅 제로’ 박종아 살릴 라인업 변화 절실

박종아(오른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4일 오후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단일팀 박종아가 1-2 만회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박종아(22)가 스위스전과 스웨덴전에서 기록한 유효 슈팅이 몇 개인지 아는가? 단 하나도 없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최고의 에이스이자 남북 단일팀의 주장인 박종아는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의 주인공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 선수다.
하지만 박종아는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때려내지 못했다.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단일팀이 스웨덴전에서 또다시 0-8로 무너진 날, 박종아는 아무 말 없이 굳은 표정으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박종아의 존재감 상실이 단일팀에 새롭게 가세한 북한 선수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가장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되는 1라인 공격진은 북한 선수들이 합류하기 전에도, 합류한 뒤에도 박종아-이진규(그레이스 리)-최유정으로 변함없다.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중국전 사상 첫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박종아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골잡이다.
작년 4월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 5경기에서 4골, 6어시스트로 대회 포인트(골+어시스트)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출신 귀화 선수 랜디 희수 그리핀이 "혼자 다른 레벨에서 뛰는 선수"라고 말할 정도로 박종아는 독보적인 기량을 자랑한다.
그런 박종아가 갑작스러운 부진에 빠진 것일까.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수비수들이 스위스, 스웨덴의 덩치 큰 선수들에게 압도된 나머지 퍽을 빼앗기거나 엉뚱한 곳으로 퍽을 패스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힘겹게 퍽을 건네받았다고 해도 이미 상대는 수비 전형을 완벽히 구축한 뒤라서 방어망을 뚫기가 여간 쉽지 않다.
또 하나,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박종아의 1라인 메이트인 재미교포 이진규다.
미국 예일대 진학이 확정된 이진규는 1∼2차전에서 혼자서 유효 슈팅 7개를 기록했다.
단일팀의 2경기 유효 슈팅 27개 가운데 4분의 1 정도를 이진규 홀로 때려냈다.
반면 1라인에서 같이 뛰는 박종아는 유효 슈팅이 하나도 없었고, 최유정의 유효 슈팅도 단 1개다.
모처럼 잡은 공격 기회를 이진규가 혼자서 퍽을 몰고 간 뒤 장거리 슈팅으로 날려버린 탓에 박종아와 최유정은 변변한 공격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박종아는 아이스하키 프렙 스쿨로 유명한 섀턱 세인트 메리 스쿨에 재학 중이던 이진규가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에게 발탁돼 지난해 7월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는 한수진과 1라인에서 줄곧 호흡을 맞춰왔다.
2012년부터 손발을 맞춰온 박종아-한수진의 콤비 플레이는 한국 대표팀 최고의 공격 옵션이었다.
그래서 박종아와 한수진을 서로 다른 라인에 떨어뜨려 놨을 때 의문을 표시하는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이 많았다.
이번 올림픽에서 현재까지 박종아-이진규 조합은 전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골 결정력이 일품인 박종아에게는 연계 플레이를 해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이진규에게는 그리핀이나 임대넬 등 문전 앞에서 몸싸움을 펼치며 수비수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라인 메이트가 더 적합해 보인다.
14일 숙명의 일본전에서마저 박종아가 침묵한다면 단일팀의 첫 골과 첫 승 가능성은 그만큼 엷어질 것이 자명하다.
박종아를 살릴 수 있는 라인업 변화가 절실해 보인다.

[올림픽] 너무 아까워 (강릉=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조별예선 2차전 남북단일팀 대 스웨덴 경기. 단일팀 세라 머리 총감독과 선수들이 득점에 실패하자 안타까워하고 있다. 2018.2.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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