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응원단이 15일 평창올림픽 남자아이스하키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경기가 열린 강릉하키센터에서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북한 응원단이 평창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는 없이 한국 선수만 출전한 경기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북한 응원단은 남북 단일팀 경기나 남북 선수가 함께 출전한 경기에만 참석했다.
북한 응원단이 한국 대표팀 경기에 나와 응원전에 나선 것은 그만큼 남북 화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관중석에 앉은 북한 응원단은 약 230명으로, 응원단 전체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기 시작 약 40분 전에 관중석에 나타난 북한 응원단은 한국 대표팀과 마주 보는 체코 골문 바로 뒤에 자리 잡고 박수와 함께 ‘우리는 하나다!’, ‘조국 통일!’, ‘우리 민족끼리!’ 등을 외치며 일찌감치 응원 준비에 돌입했다. 이들은 평소처럼 파란색과 하얀색이 섞인 체육복 상의와 빨간색 하의, 흰 모자 차림이었다.
한국 대표팀이 체코 골문을 향해 돌진하거나 샷을 날리면 북한 응원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반도기를 흔들고 “와∼” 하는 환호를 보내며 힘을 불어넣었다.
체코 응원단이 구호를 외치자 북한 응원단은 이에 질세라 한반도기를 흔들며 “이겨라!”를 외치기 시작했고 남측 관중이 이에 호응하면서 체코 응원단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남측 관중이 태극기를 흔들며 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칠 때는 북한 응원단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다른 구호를 외쳐 약간의 부조화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큰 함성으로 합쳐졌다.
한국 대표팀은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최종 스코어는 1-2로 석패했다. 경기 종료 직전 한국팀이 마지막 공격에 나서자 북한 응원단은 “힘내라!”를 외쳤고 남측 관중이 합세해 응원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경기를 마친 한국 대표팀은 중앙선에 일렬로 늘어서 북한 응원단 쪽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북한 응원단은 한반도기를 흔들고 환호하며 격려했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도 특별한 소품 없이 한반도기를 들고 자연스러운 응원을 선보였다. 경기장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옆의 동료와 말을 주고 받는 등 경기 관람을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체코 선수가 한국 골문을 향해 쇄도할 때는 한반도기 깃대 끝을 입에 대고 마음을 졸이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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