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왕절개·산후우울증, 복귀해선 1회전 탈락ㆍ기권패
▶ 세계 랭킹 181위까지 추락, 출산 10개월 만에 준우승

세리나 윌리엄스가 윔블던 여자단식 준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
“오늘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을 위해 뛰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패했지만 ‘돌아온 엄마’ 세리나 윌리엄스(37ㆍ랭킹181위ㆍ미국)는 활짝 웃었다.
그는 자신을 2-0(6-3 6-3)으로 꺾고 생애 첫 윔블던 우승컵을 품에 안은 안젤리크 케르버(30ㆍ랭킹10위ㆍ독일)에게 경의를 표한 뒤 담담하게 준우승 소감을 밝혀 나갔다.
먼저 “나에겐 정말 놀라운 대회였고, 여기까지 올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운을 뗀 윌리엄스는 “(게임에 져서)실망스러운 결과인 것은 틀림 없지만, 나는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며 “나를 기대하게 할 많은 것들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말 그대로 이제 막 새 여정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윌리엄스의 ‘복귀 선언’에 1만5,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센터코트는 관객들의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여자 테니스 최고의 별이었던 윌리엄스는 지난해 9월 딸 알렉시스 올림피아를 출산한 이후 복귀하기까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출산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친선 경기를 통해 코트로 돌아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그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며 지난 1월 호주오픈 출전을 철회했다.
지난 2월에는 CNN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출산 과정에서 제왕절개 수술 부위가 터져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을 뻔 한 긴박한 과정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 때 그는 6주 동안 병상에서 일어서지 못했다고 한다.
영국 패션 잡지 7월호 인터뷰에서는 이 과정으로 인해 산후우울증까지 왔다고 밝혔다.
피나는 노력 끝에 3월 코트로 돌아왔지만 예전의 윌리엄스가 아니었다. 3월 마이애미오픈에서는 1회전 탈락의 굴욕을 당했고 5월 프랑스오픈에서는 마리아 샤라포바(31ㆍ22위ㆍ러시아)와 대결을 앞두고 가슴통증을 이유로 기권했다.
윔블던에 나서기까지 세계 랭킹은 181위에 불과했다. 통산 메이저 23승에 빛나는 윌리엄스에게 어울리지 않는 숫자였다.
사람들은 ‘이제 윌리엄스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등을 돌렸지만 그는 결국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결승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윔블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이런 윌리엄스를 향해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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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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