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23일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노 원내대표가 남긴 뜻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8시45분께 빈소가 차려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던 노 의원이 이렇게 황급하게 가신 것에 충격과 고통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후 7시55분께 도착해 1시간여 빈소에 머문 박 시장은 "혼자 너무 많은 고통을 겪고 고민을 했던 것 같다"며 "미안하고 죄송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노 의원은 고등학교 2년 후배다. (내가 서울시장 선거) 보궐선거에 나왔을 때, 그리고 재선할 때도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고 저를 지지해줄 정도로 당을 넘어서 동지적 관계였다"며 "노 의원이 보여준 정치적 리더십은 남의 일이 아니고 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시장은 자신이 머무는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인근을 돌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었지만 비보를 접한 뒤 파출소·어린이집 방문 등 일정을 생략·축소했다. 박 시장은 박양숙 정무수석과 함께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박 시장은 고인과 남다른 교분을 이어온 사이다.
1956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노 원내대표가 재수를 하면서 경기고 선후배 사이가 됐다. 노동현안에 공통관심사를 갖고 있던 두 사람은 활동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의견을 나누던 사이였다.
2009년 MBC 100분토론에서는 진행자 손석희 아나운서와 당시 희망제작소 이사장이던 박 시장, 그리고 노 원내대표 3사람이 모두 '56년생 동갑내기'였다는 사실이 손 아나운서의 고백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 시장이 정치인으로 변신한 2011년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노 원내대표가 적극적인 지원자로 나섰다. 무소속 박 시장이 범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되자 당시 진보신당 소속 노 원내대표는 출마의사를 거뒀다. 대신 박 시장 선대위에 이름을 올리고 박 시장 당선을 위해 뛰었다.
2014년 6·4서울시장선거에도 노 원내대표는 박 시장의 도우미를 자청했다.
정의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 출마가 재차 점쳐졌던 노 원내대표는 그해 2월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었다며 "불과 2년 만에 제품이 잘못됐으니 제가 하겠다고 말하기엔 아직 품질보증기간이 끝나지 않았다"고 불출마를 전격 선언, 박 시장에게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줬다.
박 시장은 노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지도부와 만나 정책 공약집 '골목까지 행복한 복지국가'를 전달받고 당선 후 이를 시정운영에 적용했다.
이처럼 40여년간 이어진 동갑내기 우정은 친구의 이른 하직으로 안타깝게 마무리됐다.
박 시장은 노 원내대표의 정치적 유지를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분이 남긴 많은 정치적 과제들을 남은 저희들이 이어받아서 국민들을 위해 더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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