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식팀, 원산서 초기감식 진행…“신흥리 등 장진호 일원서 발굴”

미군유해 55구, 65년만에 하와이로 봉환 [AP=연합뉴스]
북한이 이번에 송환한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의 정확한 규모는 정밀한 신원확인 절차를 거쳐야만 확인 가능하다고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밝혔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유해가 담긴 운구함 55개를 건네받은 것으로 '유해 55구'로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DPAA 감식소장인 존 버드 박사는 지난 2일 화상 기자브리핑에서 "북한 측은 '미군유해로 추정된다'고 설명하면서 55개 관에 담긴 유해가 최종적으로 몇 구인지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버드 박사는 "유해 관 1개를 유해 1구로 봐서는 안 된다"면서 "가령 상자 1개에 최소한 유해 1구가 담겼을 수 있지만, 1개의 유해가 다른 상자 2개에 나뉘어 담겼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신원확인 결과에 따라서는 유해 55구보다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미군 유해 여부에 대해선 "유해와 함께 전달된 소지품들로 비춰볼 때 미군유해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버드 박사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군 측은 북한 원산에서 수송기 C-17에 유해 관을 싣기 전에 피상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초기감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원산에서 최초 확인작업을 벌인 뒤 오산 공군기지에서 추가 감식을 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DPAA 켈리 맥키그 국장은 "북한이 55개 관을 보내겠다고 밝히고 나서 즉시 감식팀을 파견했다"면서 "법의학 사진사와 함께 전문가 4명이 원산에서 초기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예상했던 '유해 200여구' 대신에 '55개 관'이 전달된 것에 대해선 "정확하게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다만 "지난 1990년대 북한이 일방적으로 미군유해를 송환했을 때 1년간 가장 많이 건네받은 유해가 33구"라면서 "그때와 비교하면 많이 송환받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에서의 유해 발굴이 재개될 가능성에도 무게를 뒀다.
맥키그 국장은 "미군유해 발굴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6·12 북미정상회담의 약속 가운데 하나"라며 "이번 송환이 다른 참전미군 실종자를 확인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해가 발굴된 지역은 장진호 일원으로 표기됐다고 DPAA 측은 전했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참혹했던 전투의 하나로 꼽히는 1950년 11∼12월 '장진호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미군 해병대원과 중공군이 2주에 걸쳐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장진호 일대에 1천구가 넘는 미군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미군은 추산하고 있다.
특히 전투지역 인근의 '신흥리'(Sinhung-ri)라는 마을을 대표적인 발굴지로 제시했다. 버드 박사는 "북한은 많은 유해 상자에 '신흥리'를 발굴지로 명기했다"고 말했다. 과거 북한으로부터 송환받은 유해도 이 지역에서 발굴된 것으로, 실제 '장진호 전투' 사망자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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