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8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나 현재 진행 중인 북미 회담의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했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양측이 이날 오전 회담했다는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리 외무상이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간 진행되고 있는 북한 비핵화 등에 관한 미국과 협상에 대해 로하니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미국이 다자간 협상의 결과물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제재를 다시 부과한 것은 그릇된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이란의 관계가 더 깊어져야 하며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게 북한의 전략적 정책이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지와 다르게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을 미국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란 대통령실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리 외무상에게 미국의 핵합의 탈퇴에 이은 제재 복원을 거론하며 "미국은 지금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의무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믿을 수 없고 신뢰가 낮은 나라로 인식된다. 그것은 미 행정부가 최근 수년간 보인 언행 탓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우방끼리 관계를 발전시키고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며 "이란과 북한은 수십 년간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앞으로도 모든 분야에서 견고한 협력 관계가 깊어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이란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면서 "양국은 언제나 중요한 국제적 사안에 관점이 비슷했고 서로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6월 북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합의문을 찢어버릴 수도 있는 인물"이라며 미국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바 있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방문이 리 외무상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리 외무상은 이틀간의 이란 방문을 마치고 8일 밤 이란을 떠날 예정이다.
앞서 리 외무상은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첫 날인 7일 테헤란을 방문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양측의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첫날 리 외무상이 테헤란을 찾은 데 대해 반미 성향의 현지 보수 매체 타스님뉴스는 8일 "그의 이란 방문은 북미 협상으로 우방인 이란과 북한 사이가 멀어진다는 주장에 맞서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이 시점에서 리 외무상이 이란을 찾은 것은 북한의 외교 정책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자주적이라는 점을 보이려는 것"이라면서 "미국이라는 상자에 계란을 모두 담지 않고 외교 정책의 균형을 잡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어 "북한 지도부는 미국과 협상 과정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고위급 관리를 이란에 보낸 것은 미국에 대한 조롱이자 향후 협상에 대한 경고 신호로 비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과 2년여간 핵문제를 놓고 미국과 협상한 이란의 경험을 북한이 듣기 위해 리 외무상이 방문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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