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재후 물가 폭등, 이스탄불 환전소 ‘긴줄’
▶ 글로벌위기 촉발 우려
터키가 취약한 경제 상황에 미국과의 갈등까지 겹치면서 금융위기를 향해 치닫고 있다. 터키뿐 아니라 유럽과 신흥국 등 다른 지역까지 위험이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가 국제 금융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면 대치에서 물러설 뜻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터키의 위기가 다른 지역까지 얼마나 퍼질까를 걱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11일 보도했다. 지난 10일 트럼프가 터키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높인다고 한 뒤 터키 리라화가 한때 달러 대비 17%까지 떨어지자 즉각적인 연쇄 반응을 촉발했다.
시장의 붕괴가 터키를 넘어 유럽과 신흥국 등 다른 곳까지 퍼질 수 있다는 조짐이 있다.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은 위험성 자산을 버리고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유럽은 터키와의 무역 규모가 약 1,800억달러에 이르고 터키에 대한 대출도 많아 터키 리스크가 크다. 유럽 증시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는데 이 가운데 유로스톡스50지수는 2%나 떨어졌다.
터키 경제는 이미 벼랑으로 향하고 있었다.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통화가치가 급락해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했다.
에르도안이 금융, 경제정책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것에 대해 많은 투자자는 걱정하고 있다. 에르도안은 지난달 중앙은행의 금융통화위원을 직접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고 자신의 사위를 재무장관으로 세웠다.
그동안 터키 기업들은 마구잡이식으로 외화 자금을 빌려 막대한 빚을 쌓았고 물가는 폭등했다. 터키의 경상수지 적자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터키 경제에 대한 신뢰가 악화했다는 가장 뚜렷한 신호는 터키 리라화의 환율이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리라의 가치는 10일까지 69%나 폭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곧 구제금융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 때문에 해외투자자금이 터키에서 빠져나가던 참에 트럼프의 관세 인상은 뇌관에 불을 붙인 셈이 됐다.
트럼프는 간첩으로 지목받고 터키에 2년 넘게 붙잡혀있는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인 목사 석방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터키는 미국으로부터 추가 경제제재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 터키는 이란 제재와 시리아 사태 등의 문제에서도 미국과 반목하고 있다.
화폐가치 폭락으로 비상등이 켜진 터키에서 일반 주민 사이에도 위기감이 급격히 고조됐다. 11일 이스탄불 ‘전통시장’ 그랜드바자르 내 일부 환전소에는 가진 터키리라를 달러로 바꾸려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전날 터키리라는 미달러 대비 14% 폭락하며 ‘검은 금요일’을 보냈다. 앞으로 더 리라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환율이 좋은’ 환전소에는 가지고 있는 리라를 달러로 바꾸려는 이스탄불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현금, 특히 달러나 유로를 인출하려는 움직임에 이용객이 많은 일부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는 외화가 바닥났다. 터키정부가 현금 대량 인출사태, 즉 뱅크런을 막기 위해 인접 그리스의 경험처럼 출금 제한 조처가 있을지 모른다는 염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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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겁 대가리가 없군 ~~ 곧 이자율을 올리겠지
에르도안이 얼마나 버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