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대통령 중재자 역할 주시…“2차 북미정상회담 토대 닦을 가능성”

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우리측 수석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북측 수석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회담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판문점=연합뉴스]
남북이 9월 안에 평양에서 제3차 정상회담을 하기로 13일(이하 한국시간기준) 합의한 것과 관련, 미국 언론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돌파구가 마련될지 등에 주목했다.
남북정상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의 토대를 닦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한편 일부 언론은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간 틈 벌리기를 시도할 가능성 등도 경계했다.
AP통신은 남북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9월 내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한 데 대해 "이는 워싱턴과 평양 간 핵 교착 상태를 둘러싼 걱정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 당국자들이 예고한 대로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포기에 착수할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남북이 발표한 보도문에 회담 날짜와 함께 과거 합의를 어떻게 실행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는 점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은 핵 실험장 폐쇄, 미사일 발사 중단, 유해 송환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미국은 제재 완화를 위해선 비핵화를 위한 좀 더 구체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아직 제재를 해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남북이 3차 정상회담 어젠다에 구체적 합의를 하지 못한 것은 북미 간의 구체적 합의 없이 남북간 관련 합의도 진전하기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실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복잡한 핵 협상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며 '인내'를 역설해왔지만, 북미는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3차 남북정상회담의 시기에 주목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남북 정상이 평양과 워싱턴 간 '논쟁'으로 인해 시험대에 오른 데탕트를 지키기 위해 3차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까다로운 균형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통신은 특히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이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을 위한 토대를 닦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남북 간의 이번 진전은 비핵화 문제를 놓고 북미가 합의에 애를 먹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며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이 핵무기 제거를 위한 시간표에 아직 합의하지 않았고 미국 측이 30∼60개로 추정하고 있는 핵탄두 등 핵 관련 리스트 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토퍼 그린 국제위기그룹(ICG) 한반도 담당 선임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북한은 서울과 워싱턴 간의 거리를 벌리며 한국을 대상으로 4월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경제적 약속을 이행하라고 압박을 가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몇 주간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하는 데 있어 격랑을 만난 것으로 보이지만 남북은 점진적 관계 개선에 있어 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존 덜루리 연세대 교수는 "남북 간 평화 프로세스가 순항 중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북미 간 교착 상태와 달리 남북은 보다 제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달리 한국 정부는 과거 북한과의 오랜 경험으로 인해 상대방을 더 잘 안다고 남북, 북미 간 협상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WP는 문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이 북한 입장에서 체제 정당성을 주장하는데 있어 '큰 선전'이 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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