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운동 지원하고, 후손 돕는 제약사들…동화약품·유한양행·한국유나이티드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당시 독립운동을 지원하거나 현재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찾아 나선 기업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동화약품과 유한양행의 창업자가 독립운동에 기여한 인물로 꼽히고,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중국 하얼빈에 거주하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찾아 지원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초의 양약인 '활명수'(活命水)는 이름 그대로 '사람을 살리는 물'이자 민족을 살리는 데 기여한 제품으로 기억된다.
동화약품의 전신인 동화약방의 민강 사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내 독립운동가 사이 연락을 담당하는 '서울 연통부'의 책임자를 맡아 활동했는데, 활명수를 팔아 얻은 이익으로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댔다.
일제의 감시로 돈을 전달하기 어려울 때는 활명수를 직접 중국으로 보내 팔아서 자금을 마련하게 했다. 당시 활명수 한 병은 50전으로, 설렁탕 두 그릇에 막걸리 한 말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고가였다고 한다.
약을 팔아 독립운동 자금을 대던 민강 사장은 임시정부에 발송할 비밀문서를 목판에 새기다 발각되는 등의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다. 이 때문에 건강이 악화해 1931년 48세의 나이로 독립을 보지 못하고 결국 사망했다.
이후 동화약품의 5대 사장인 윤창식 선생은 민족 경제 자립을 목표로 하는 '조선산직장려계', '신간회' 등을 지원했고, 7대 사장인 윤광열 명예회장은 주호지대 광복군 5중대 중대장직을 맡기도 했다.
민강 사장에게는 지난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 동화약품 본사 부지에는 서울 연통부 기념비가 세워졌다.

서울 연통부 기념비 [서울=연합뉴스]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 박사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기업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50세의 나이에 독립운동에 직접 나설만큼 열혈 투사이기도 했다
유 박사는 14세였던 1909년 독립군 양성을 위해 미국에 설립한 한인소년병학교에 입학한 이래 꾸준히 독립운동에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년병 시절 유일한 박사의 모습. 앞줄 맨 오른쪽.[서울=연합뉴스]
이후 민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기업을 설립하는 한편, 1941년에는 미국 전략정보처 OSS(현 CIA 전신)의 한국 담당 고문으로 참여해 독립에 기여하고자 했다. 특히 1945년에는 5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수복을 위한 OSS의 '냅코'(NAPKO) 작전계획에 참여해 특수훈련을 받기도 했다. 유 박사는 1995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을 받았다.
이후 유한양행은 유 박사의 의지에 따라 독립운동가 산재묘소 안내판을 설치하고, 저소득 국가유공자 가정을 지원하는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중견 제약사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중국에 거주하는 독립운동가 후손을 발굴해 장학금과 격려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02년부터 독립운동가 후손 발굴에 나서 2006년까지 10여명을 지원했으나, 현지인들의 이주와 후손 찾기의 어려움 등으로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다 10년 만인 지난해 사업을 재개했다. 지난해에는 안중근 의사와 함께 의거에 참여했던 독립운동가 유동하 선생의 후손 리림(李林)씨와 항일선전문을 작성한 마하도 선생의 후손 마홍매(馬紅梅)씨에게 각각 감사장과 격려금을 전달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중국에 거주하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중국 국적 신분이어서 정부의 도움이 닿지 않는 만큼 사회공헌 차원에서 사업을 이어가는 게 옳다고 생각해 재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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