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당이 나타나는 이유는 2형 당뇨의 주 증상이 고혈당-고인슐린이고 동시에 뇌세포가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탄수화물은 혈당(글루코스)으로, 지방은 지방산으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서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정상이면 공복시 성인 남자 혈액에 녹아있는 글루코스 총량은 4-5그램 정도이고 혈당은 80-100mg/dL가 된다. 휴식시에 쓰는 혈당은 2-3분에 1그램인데 운동을 하면 그 양이 2-3배로 급격히 증가한다.

보통 한끼 600칼로리를 혈당으로 바꾸면 150그램이라서 한번에 보내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다. 일단은 간과 세포에 저장을 했다가 혈당이 떨어지면 서서히 방출해서 혈당을 80-100mg/dL 수준에서 유지한다. 인슐린은 췌장 베타세포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인데, 에너지원을 세포내 발전소로 전달/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즉 혈당이 올라가면 인슐린이 높아지고 이 높아진 인슐린은 혈당을 내리게 한다. 혈당이 내리면 인슐린 분비도 줄어든다. 이처럼 인슐린과 혈당의 균형은 초단위로 정밀하게 통제가 된다. 당뇨는 이 통제시스템이 고장난 것이다.

이기적인 뇌세포

뇌는 무게로 보면 체중의 2%에 지나지 않지만 전체 에너지의 20%- 60%를 쓴다. 또 에너지 원료로 탄수화물을 분해한 글루코스만 쓰고 지방이나 단백질은 최후의 수단으로 비상시에만 쓴다. 인체에서 뇌가 가장 중요한 기관이므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것은 당연하다.

혈당이 모자랄 때는 각 기관끼리 공평하게 나눠쓰는 것이 아니라 생명유지에 중요한 순서로 혈당을 보낸다. 일단 뇌에 제일 먼저 많이 보내고 남으면 심장이나 폐 같이 중요한 기관에는 꼭 필요한만큼 보낸다. 당장 생명에 지장이 없는 사지 말단이나 신장, 위장, 대장 등에는 죽지 않을만큼만 보낸다.

당뇨약을 먹으면 혈당과 인슐린의 균형이 높은 쪽에서 이뤄진다. 뇌가 기억하는 것은 혈당과 인슐린의 절대량이 아니라 그 간격(gap)이다. 예를 들면, 뇌가 기억하는 정상혈당은5그램(100mg/dL)이 아니라 7그램(140mg/dL) 이상이고, 7그램에 맞춰서 인슐린을 조절한다.

심한 운동을 하면 단시간에 혈당을 많이 필요로 하므로 순간적으로 혈당이 4그램으로 떨어지면서 혈당과 인슐린의 간격이 커진다. 뇌는 혈당이 모자란다고 판단하고서 저부터 살아야 하니까 남아 있는 혈당을 전부 뇌로 보내라고 명령을 내리게 된다. 혈당을 공급받지 못한 다른 기관에서는 에너지 생산량이 적어지니까 저혈당 증세를 보인다. 몸이 떨리고 진땀이 나는 것은 체온을 올리기 위한 한 방법이다. 쉽게 말해서, 저혈당 증세는 혈당을 공급받지 못한 사지의 세포가 지르는 ‘나 죽는다’는 아우성이다.

가짜 저혈당을 잡는 방법

증세가 오면 일단 물을 한 잔 마시고 혈당 검사을 해 본다. 혈당 수치가 40mg/dL 미만이 나오면 인슐린 수치에 관계없이 저혈당을 의심한다. 사탕 1개를 입에 넣고 빨아 먹거나 과일 주스 반 컵을 2-3분에 걸쳐서 마시면서 휴식을 취한다. 금방 회복이 된다.
수치가 50mg/dL 이상이면 가짜 저혈당이다. 항상 140-180mg/dL 같이 높은 쪽에 익숙하다 보니까 정상이 되면 오히려 혈당이 낮아졌다고 여기는 것이다. 휴식을 취하면서 물 한 잔을 천천히 마신다. 캐롯이나 샐러리 같이 칼로리가 낮은 채소를 천천히 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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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대 <의료사회학 박사 한인건강자원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