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팔이라 하면 60년대에 유행하던 미국 학생들과의 편지 주고받던 생각이 난다. 그 시절에는 미국에서 온 편지가 놀라움과 감탄을 얻었다.
그 후 동경의 나라 미국에 와서 산지도 수십 년이 되어간다. 바삐 생활하다가 세월에 밀려 별수 없이 책상에서 대부분 지내는 시간의 무료함을 달랠 겸 나름대로 끼적인 글을 고국에 있는 동창들에게 종종 보내곤 하였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유럽, 캐나다 등지에 사는 동창들이 수소문하여 연락이 오게 되었다. 전화를 처음 받으면 옛 동창에게 말을 놓기도 어렵고 존댓말을 쓰기도 어렵다. “여보게! 반세기가 지났다고 지구가 네모나게 변한 것도 아니고 학창시절로 돌아가서 둥글둥글 편히 이야기하자고!” 하며 어린 시절의 말투로 돌아간다.
그중에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사는 친구와 반갑게 통화한 후 종종 소식을 전하고자 하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자기는 구형 핸드폰을 쓰고 부인은 아이폰에 익숙하니 자기 부인을 통해서 카톡으로 연락을 하라는 말이었다.
그 후 만난 적도 없는 여성의 카톡을 통해 친구와의 소식을 이어가고 있다. 21세기에 ‘얼굴도 몰라요, 성(?)도 모르는’ 원시적인 펜팔이라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지난번 옐로스톤에 갔다 와서 아내와 함께한 사진과 관광 사진도 몇 장 보냈다. 가끔 어떤 모습인지도 궁금하기에 나와 비슷한 마음일 것으로 생각하고 보낸 것이다. 그럭저럭 우리는 행복한 펜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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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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