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문회 첫날부터 공화-민주 첨예한 대립, 임명 땐 연방대법 5대4로 보수 우위 구성
▶ 낙태·동성결혼 등 쟁점 보수색 강화 예상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가 4일 상원 법사위에서 열린 첫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문회는 사흘간 열린다. [AP]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 대법관 지명자가 “친 법률 판사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4일 따르면 캐버노 지명자는 상원 법사위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훌륭한 재판관은 소송이나 정책에서 어느 한편에 서지 않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중재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개인이나 정책의 선호도에 근거해 판결하지 않는다”며 “나는 친 원고 판사도, 친 피고 판사도 아닌 친 법률 판사”라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캐버노 지명자의 청문회는 첫날부터 공화당과 민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그간 중도보수 성향을 보인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에 비해 우파 성향이 강한 캐버노가 임명되면 연방대법원이 보수 성향 5명, 진보 성향 4명으로 구성되면서 낙태, 동성결혼 등 쟁점 사안에서 보수 색채가 한층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공화당이 자질을 검토할 시간이 없는데도 캐버노 지명자를 밀어 붙이려고 한다고 주장하며 청문회 연기를 요구했다.
특히 청문회가 시작되기 불과 몇시간 전에야 4만2000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건네 받아 면밀히 살펴볼 여유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의미있는 청문회를 가질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패트릭 리히 민주당 상원의원(버몬트)은 “무엇을 숨기려고 하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공화당 소속 척 그레슬리 법사위 위원장은 “위원회는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 사무실에서 일했던 캐버노 지명자의 기록을 받고 29만건 이상을 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려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했다”며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전례없는 수준의 자료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민주당의 요청을 기각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캐버노 지명자의 인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들고 일어나 혼란을 빚기도 했다. 십여명의 방청객은 캐버노 지명자의 낙태권 등에 대한 입장을 문제삼아 “(여성에게는)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구호를 외쳤다.
한편 캐버노 지명자의 청문회는 나흘간 지속된다. 이날 캐버노 지명자 본인 및 추천자, 법사위원 등이 각자 자신의 의견을 밝힌 데 이어 5~6일에는 본격적인 질의응답이 진행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7일에는 주변 인물과 법조계 안팎의 인사 등 28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캐버노의 인품, 판결 이력, 평소 품행 등을 증언한다.
2006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판사로 임용된 보수 법조인인 캐버노 지명자가 합류하면 연방 대법원은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무게추가 ‘오른쪽’으로 기울게 된다.
그에 대한 인준 저지 방침을 세운 민주당과 이에 맞서는 공화당은 청문회 첫날부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진보 진영은 캐버노 지명자가 인준될 경우 미 전역에서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연방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는 오는 7일까지 진행된다. 인준안은 상원 전체회의에서 50표 이상인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현재 상원 의석은 공화당 50석, 민주당(무소속 포함) 49석이어서 공화당 내 이탈표가 없으면 인준안은 통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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