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엄마가 강하다기보다는 강한 ‘척’할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경우만 보더라도 엄마가 되기 전보다 무서운 것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두려움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약해지고 겁쟁이가 되어간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난 아이가 온전히 의지하고 있는 대상, 엄마니까 말이다.
얼마 전 넷플렉스에서 ‘위즈’(Weeds)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두 아이를 둔 엄마 낸시가 남편을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잃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대마초 거래를 하며 겪는 난관들이 전개된다. 가정주부로 평범한 삶을 살던 그녀가 대마초를 거래하다가 경비원에게 들통 나 몽땅 빼앗기기도 하고, 다른 대마초 거래자들로부터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낸시는 대마초 거래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알며 두려움에 떨고 불법 행위를 하며 살아가는 자신을 채찍질하지만 아이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낸시가 하는 일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낸시에게는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큰 숙제가 있었고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을 것이다. 또 자신의 직업이 떳떳하지 못해 늘 불안에 떨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낸시는 이러한 불안정한 상태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엄마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
나 또한 그렇다. 남편과 말다툼하다가도 아이가 불안해 할까봐 아이 앞에서는 금방 괜찮은 ‘척’을 한다. 우울한 날에도 괜찮은 ‘척’ 활짝 웃어 보인다. 엄마라는 존재가 강해서기 때문이 아니다. 엄마도 때로는 울고싶고 불안하기도 하다. 엄마도 때로는 ‘척’이라는 짐을 내려놓고 싶다.
<메이 최 / 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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