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커피타임을 하던 중 목적이 있는 친목 모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북클럽 이야기가 나왔다. 북클럽이라면 언제든 대환영이지만, 한국책을 구하기 힘든 미국에서 주부들끼리 북클럽을 할 수 있을까? 인원 수만큼의 책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결국 몇 달치 책목록을 미리 정해서 한국에서 한꺼번에 구매해오기로 하고 2016년 4월부터 북클럽이 시작되었다.
한 달에 한 권씩, 방학 때는 쉬고 1년에 평균 9, 10권의 책을 읽고 모임을 했다. 그렇게 현재까지 32권의 책을 읽었다.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미움 받을 용기’, ‘채식주의자’, ‘오베라는 남자’, ‘82년생 김지영’ 같은 책을 읽었다. 제목은 익히 알고 있고 줄거리도 대충 알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책으로 읽어본 이는 드문 고전들 ‘노인과 바다’, ‘오만과 편견’, ‘데미안’ 같은 책도 같이 읽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모모’,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인생’도 북클럽 덕분에 읽게 된 책들이다. 에세이집, 단편소설집, 종교서적, 자기계발서도 간간이 읽었다.
사실 거창하게 북클럽이라고 해봤자 별것 아니다. 어떤 가수를 좋아한다든지 어떤 드라마가 인기라면, 맘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그 가수, 그 드라마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면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그 대상이 책이 되는 것만이 다를 뿐이다.
10여명의 지인들과 북클럽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회원들이 책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기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통해서 자기 삶을 돌아보고 세상을 보는 관점을 피력하게 된다. 그래서 매달 다른 책을 읽지만 사실은 매번 내 인생을 읽고 있는 것이다. 이번 책은 제목마저도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이다. 이번에는 또 어떤 감상과 느낌을 나누고 어떤 인생을 만나게 될까.
<전성하 /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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