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VA 센터빌에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천여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센터빌 도서관 주변 교차로를 가득 메운 시위대가 경적을 울리며 격려하는 운전자들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버지니아 센터빌에서 지난 5일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한인타운과 다름없기에 센터빌 시위에 대한 한인사회 관심도 남달랐다.
폭우주의보가 내려졌던 오후 5시, 먹구름보다 먼저 구름 같은 인파가 센터우드 플라자와 건너편 센터빌 도서관 주변 도로를 가득 메웠다. 십년 이상 센터빌에서 살았다는 한 주민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처음 봤다”며 “고등학생 자녀와 함께 시위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주도한 행사로 얼마나 모일지, 누가, 어떻게 진행할지 등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전날(4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청사 앞에서 열렸던 시위에 1천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날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우려했던 폭동이나 약탈은 없었으며 한인마트도 정상 영업했다. 한 식당주인은 “일부 지역에서 시위가 폭동으로 번졌다는 이야기에 일찌감치 문을 닫고 지켜보고 있었지만 얼굴을 아는 동네주민들도 만나고 같은 교회 사람들도 만났다”며 “코로나19로 답답했던 일상에서 안부도 전하고 인사도 나누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경찰차도 2대밖에 보이지 않았으며 도로를 따라 행진하는 시위대의 안전을 위해 교통정리를 도와주는 모습이었다. 예보대로 오후 6시가 지나면서 폭우가 쏟아졌으나 무더위를 식히듯 오히려 시위대들은 한인들의 풍물장단에 맞춰 더욱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플로이드에게 정의를’,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침묵은 폭력이다’, ‘정의 없이 평화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가혹행위로 목숨을 잃은 조지 플로이드의 부당한 죽음에 항의했다.
꽹과리를 들고 시위에 참석한 조현숙씨는 “남녀노소, 인종과 상관없이 하나가 되는 감동의 순간이었다”고 전했으며 센터빌 거주 송승호씨도 “시위로 차가 막혀도 오히려 경적을 울리며 동참하는 운전자들을 보며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른 채 목청껏 정의를 외쳤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혹시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며 “한국의 촛불시위가 아마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참가자는 “학생들의 행동에 보답하는 길은 오늘뿐만 아니라 11월 선거에서 목소리를 내는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심판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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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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