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에릭 가세티 LA 시장을 인도 대사로 공식 지명한 가운데(본보 10일자 보도) 이로 인해 LA 정계가 요동칠 전망이다. 가세티 현 시장이 인도 대사로 부임해 시장직이 공석이 되면 시장 대행은 누리 마티네스 시의장이 맡게 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내년 이뤄질 차기 시장 선거에서 벌써부터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다.

LA시 헌장에 따르면 공식 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직이 공석이 되면, 일단 시의장이 임시 시장대행을 맡게 된다. 이후 시의회가 남은 임기 동안 시장직을 수행할 후임자를 지명하거나, 후임자를 뽑는 보궐선거를 치르도록 할 수 있다. 만약 보궐선거가 실시된다면 후보로는 누리 마티네스 시의장, 폴 크레코리안 시의원,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전 LA 시장, 허브 웨슨 전 LA 시의회 의장 등이 물망에 올라왔었다.

다만 LA타임스 등 매체와 정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또 다른 후임자 지명이나 보궐선거가 치러지지 않고, 시의장이 내년 선거 때까지 계속 시장 대행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선거엔 비용이 상당히 많이드는 가운데 함께 치러질 선거도 없는데다, 보궐선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차기 시장 선거가 치러진다는 이유에서다.

차기 시장 선거(내년 11월)의 예비 선거가 내년 6월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가세티 시장의 실제 인도 대사 임명에는 시일이 꽤 걸릴 전망이기 때문이다.

가세티 시장의 인도 대사 확정은 연방 상원의 인준이 남아있는데, 현재 상원이 처리해야 할 인준 작업이 밀려 있는 상황이다. 정계 소식통에 따르면 가세티 시장은 최근 보좌관들과의 온라인 전체 미팅에서 아무리 빨라도 이번 가을쯤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LA 타임스도 상원 인준까지 적게는 수주 많게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현재 시의장인 누리 마티네스 6지구 시의원이 가세티 시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12월까지 시장직을 맡게 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6월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공식 차기 시장 선거도 치열해질 전망이라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크 퓨어 LA시 검사장과 조 부스카이노 시의원이 가세티 시장의 인도 대사 지명 발표 전에 이미 차기 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마티네스 시의장을 포함한 최소 4명의 다른 시의원이 차기 시장 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하기도 했다. 또한 부동산 개발업자인 릭 카루소, LA 통합교육구 교육감이었던 오스틴 뷰트너 등도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LA한인타운이 포함된 10지구 시의원인 마크 리들리-토마스 시의원도 차기 시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편 LA 타임스는 시의장이 가세티 시장의 잔여 임기 동안 1년 이상을 시장 대행직을 수행해야 하는 현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LA 시장은 LA 시 전체를 위해서 일을 해야하는 위치에 있지만 LA 시의장은 시의원으로서 자신의 지역구 이익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또 노숙자 문제와 팬데믹 이후 경제 복구 등 차기 LA 시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가세티 후임이 누가 될 지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