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침해 논란 속 오바마 때 폐쇄추진 무산…현재 39명 남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 수용소의 수감자 1명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작년 대선 기간 인권 탄압 비판을 받아온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약속한 바이든 대통령하에서 이뤄진 첫 송환 사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관타나모 수감자인 50대 중반의 압둘 라티프 나시르를 본국인 모로코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2001년 뉴욕 무역센터빌딩 등에 대한 9·11 테러가 발생하자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테러 용의자 등을 수용하기 위해 연 시설이다.
그러나 고문과 가혹한 신문 때문에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됐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폐쇄를 추진했지만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때 이곳 수감자는 약 800명에 달했지만 오바마 행정부 때 197명이 석방되는 등 점점 줄었다. 나시르의 송환으로 수감자 수는 39명으로 떨어졌다.
남은 39명 중 11명은 범죄 혐의로 기소됐지만, 나머지 28명은 기소조차 되지 않은 채 20년 가까이 수용돼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또 기소 안 된 28명 중 10명은 송환 권고 결정을 받은 상태다.
이 수용소를 폐쇄하지 못한 것은 이들이 석방될 경우 미국을 향한 적대 행위를 재개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국가정보국은 2016년 보고서에서 석방된 728명의 수감자 중 17%가 적대행위에 재관여하고 12%는 재관여 의심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적대행위 재관여자의 대부분은 오바마 행정부가 만든 정기심사위원회(PRB)의 안보 심사를 받지 않은 채 석방된 이들에게서 발생했다는 것이 AP의 설명이다.
이번에 송환된 나시르는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9·11 테러 배후인 테러단체 알카에다 캠프에서 훈련을 받았고, 이후 미군과 싸우다 생포된 뒤 2002년 5월 관타나모로 보내졌다.
그는 2016년 7월 PBR의 송환 권고 결정을 받았지만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는 바람에 이송이 늦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이 사람들은 극도로 위험하다. 전쟁터로 되돌아가도록 허용돼선 안 된다"며 추가 석방에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나시르는 모로코 도착 후 현지 경찰에 구금됐으며 테러 행위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용소 폐쇄를 약속했지만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재 미국 법상 관타나모 수용소 재소자들을 미국 본토의 감옥으로 이송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민주당이 의회에서 근소한 과반을 차지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본토 이송을 허용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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