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유럽, 델타 변이 확산에 부스터샷 추진
▶ 전문가들 “개도국에 먼저 백신 보급해야 팬데믹 종식 가능”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사진제공]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 저개발국의 백신 접종률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선진국들이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추가접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유한 나라들이 부스터샷으로 집단면역을 달성하고 바이러스의 추가 변이에 대응한다고 하더라도, 후진국의 백신 보급이 저조한 이상 팬데믹의 종식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다.
당초 코로나19 백신을 개발도상국에 대거 기부하겠다고 공언했던 선진국들은 말을 바꿔 슬며시 잔여 백신을 비축하는 기류다. 그 계기는 강력한 델타 변이의 확산이다.
신속하고 광범위한 백신 접종으로 팬데믹 종식을 기대했던 선진국들은 그러나 델타 변이의 출현으로 확진자와 중증 환자가 다시 늘기 시작하자 추가접종(부스터샷)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개도국들에 공여하기로 한 백신 물량은 다시 선진국들의 국내용으로 비축되고 있다.
최근 독일과 프랑스는 백신의 개도국 공여 약속을 이행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에게 부스터샷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미국도 취약층에 대한 부스터샷 추진 가능성에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스터샷 추진과 백신의 개도국 공여는 양립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백신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진국들이 부스터샷을 축적하느라 공여 약속을 지키지 않고 차일피일 미룰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듀크대 글로벌 보건혁신센터의 안드레아 테일러 부국장은 8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선진국들이 전 세계 감염을 종식하는 것보다 추가 접종을 우선시한다면 선진국 국민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더 위험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독일 같은 나라가 전 세계인들이 두 차례 백신 접종을 마치기 전에 부스터샷 시행을 결정한다면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언발에 오줌누기"라며 백신 접종률이 낮은 개도국에 신속히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평균 100명당 거의 100회의 접종을 마쳤지만 저개발국가들은 백신이 부족해 100명당 접종 회수가 평균 1.5회 정도에 불과하다. 전 세계가 물류와 교역으로 초연결된 시대에 개도국의 집단면역이 요원할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은 변이와 변이를 거듭하며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
실제로 백신 보급률이 크게 떨어지는 인도에서 발현한 델타 변이는 현재 국경을 넘나들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공급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각국에 부스터샷 접종을 최소 9월 말까지는 중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WHO는 지난 5월 각국 인구의 최소 10%가 9월 말까지 백신을 맞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백신의 가장 '큰 손'들인 미국과 유럽까지 부스터샷 필요성을 검토하면서 개도국의 백신 수급 상황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WHO가 팬데믹 종식에 필요하다고 추산하는 백신 물량은 약 110억회분이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의 현재까지 보급량은 138개국 1억8천810만회분에 불과하다.
팬데믹 종식에 필요한 백신 분량의 1%도 되지 않는 물량만 개도국에 공급됐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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