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새 남문기·이희숙·윤석원 회장 이어 홍명기 이사장까지 타계
한인 타운의 번영과 경제의 고도 성장기를 선두에서 이끌며 미주 한인 사회를 빛낸 1세대 별들이 하나둘씩 사라진다. 홍명기 M&L 홍 재단 이사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한인들은 지난해와 올해 유난히 많은 큰 별들이 졌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주한인들의 큰 어른 홍명기 이사장을 떠나보냈고 올해 ‘미주 한인들의 맏형’ 남문기 회장을 잃었다. 이들 뿐 아니다. 1960년~80년대 한인사회의 기틀을 닦은 주역들로 단돈 300~400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건너와 성공신화를 쓰고 한인들의 권익 신장과 사회 봉사 전반에 걸쳐 족적을 남긴 롤 모델들이 떠나갔다.
18일 87세의 일기로 타계한 고 홍명기 이사장은 ‘미주한인사회의 큰 어른’으로 주류사회에서 성공을 거두고 도산 정신을 실천해 기부의 삶을 살아간 한인사회 리더였다. ‘주류사회에서 벌어 한인을 위해 쓴다’는 평소 철학을 실천한 한인 1세들의 롤 모델이었고 차세대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어른이었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그룹 회장은 ‘미주 한인들의 맏형’으로 불렸다. 고 남문기 회장은 두집 건너 한집은 뉴스타 부동산의 손길이 닿았다고 할 만큼 미주 한인사회 최대 부동산 왕국을 이룬 ‘아메리칸 드림’의 산증인이었다. LA 한인회장과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회장을 역임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미주한인회장협회 총회장으로 재외 한인사회 권익 신장과 커뮤니티 봉사에 힘써왔다.
지난해 2월 윤석원 유니크 스펙트로닉스 회장이, 올해 2월에는 한미메디컬그룹 창립멤버이자 위장내과 전문의인 이형일(영어명 마틴 이) 박사가 별세했다. 고 윤석원 회장은 가주한미포럼의 대표를 역임하며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앞장섰고 퍼시픽시티뱅크 은행 이사장으로 한인 금융계의 발전에 기여한 기업가이자 사회운동가였다. 고 이형일 박사는 한인사회 최초로 위장내과 클리닉을 열어 한인들에게 위암에 대한 경감심을 높여주었다.
가주한인정신건강 후원회 회장으로 한인사회의 정신건강 개선에 크게 기여했던 이재수 좋은만남 클럽 회장이 지난 3월 별세했고, 4월에는 ‘미국 입양 한인 대부’로 불리던 신호범(미국명 폴 신) 전 워싱턴주 상원의원과 방숙자 글로벌어린이재단 창립자인 방숙자 명예이사장이 타계했다. 고 신호범 의원은 정치활동을 하면서 ‘오리엔탈’ 대신 ‘아시안’으로 쓰도록 법안을 제정하는 등 미국 역사와 이민사회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이어 정재덕 미주한인상조회 전 회장, 실로암병원 정동선 박사, 색소포니스트 정창균 목사가 연이어 세상을 떠났고 동요작곡가 박재훈 원로목사가 토론토에서 별세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에는 반 세기 넘게 본보와 함께 하며 신년특집에 휘호를 남겼던 미주방송인협회 김봉구 명예회장이 지난 2월 자택에서 별세했고 한인사회 문화예술의 개척자로 존경받던 조민구 한국 교향악단 설립자 겸 지휘자가 세상을 떠났다. 또, LA한인회장을 역임한 제너럴 머니오더사 황제선 대표가 타계했고 미주 주부클럽 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강금자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2020년 7월에는 미주 한인사회 대표적 한식당 ‘북창동 순두부’의 이희숙 대표가 별세했다. 고 이희숙 대표는 미국 내 13개 직염점과 한국 등 세계 곳곳에 북창동 순두부 총 17개 매장에서 연간 수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기업인이었다. 특히 ‘한식을 세계로!’라는 목표를 실현해 한국의 맛을 전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글로벌어린이재단 LA지부 회장 사회공헌활동에 누구보다 열성을 보이며 차세대들의 멘토 역할을 했다.
12월에는 미주 한의학 발전의 초석을 높은 ‘한의학의 대부’ 박준환 사우스베일로 대학 이사장이 타계했다. 고 박준환 이사장은 ‘한얼 연구소’를 설립해 한국의 역사와 사상, 얼과 문화를 알렸고 남가주 연세대 동문회장을 역임, 모교인 연세대학교에 100만달러의 발전기금을 보내고 LA 연세어학당을 후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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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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