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갈등 속 대사 역할 커질 듯…국무부 ‘넘버3’ 시절 대북대응도 깊이 관여
▶ 이매뉴얼, 일각 반대 뚫고 낙점… 대중견제 속 중일 대사 위상 강화 관측

니컬러스 번스[로이터=사진제공]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중국대사에 정통 외교관 출신 니컬러스 번스(65) 전 국무부 정무차관이 낙점됐다.
미중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외교 분야에 전문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전방 배치, 미중관계 관리에 핵심적 역할을 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본 대사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61)이 발탁됐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번스 전 차관이 중국 대사로 지명됐다고 전했다.
번스 전 차관은 빌 클린턴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변인과 그리스 대사를,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와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내는 등 민주·공화당 정부에서 모두 활약한 전문 외교관 출신으로 현재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다.
백악관은 번스 전 차관이 정무차관 시절 아프가니스탄과 유엔의 대이란 제재, 북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 정책 등 다양한 이슈를 두고 중국 정부와 협의를 한 경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백악관은 그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하고 아랍어와 그리스어도 한다고 전했다. 중국어는 포함되지 않았다.
유럽 정치에 밝은 번스 전 차관은 대중 외교 전문가로 보기는 어렵지만 대선 캠프에서 고문으로 활약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치적 유대를 이어온 인사다.
로이터 통신은 그간 중국대사에 정치인 출신이 주로 발탁되던 관행에서 벗어나 노련한 외교관이 지명된 점을 지적하며 전방위로 확산하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대사의 역할이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번스는 북한이 첫 핵실험을 강행한 2006년 10월을 포함, 2005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국무부 '넘버3'인 정무차관을 지내며 유엔 제재를 비롯한 대북 대응에 깊이 관여한 인사이기도 하다.
미국이 대북 공조를 중국과의 협력 지대로 꼽는 가운데 번스 전 차관의 역할이 주목되는 지점이다.
번스 전 차관은 2018년 3월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를 통해 대북 외교를 추진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 프로그램과 평화를 맞바꿀 의도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는 핵 무력을 체제 안전의 궁극적 보장으로 여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바마의 오른팔'로 불리며 독설을 서슴지 않는 강성 이미지로 유명한 이매뉴얼은 2011∼201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시장을 지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교통장관 물망에 올랐으나 낙점은 받지 못했다.
시카고 시장 시절 흑인 10대 소년이 경찰에 16차례 총을 맞아 숨진 사건의 동영상 공개를 놓고 은폐 의혹이 불거지면서 3선 도전을 포기했다. 이런 이력 등으로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대사 지명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중국·일본 대사 지명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7개월 만이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은 물론 핵심동맹 일본 대사의 무게감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사직은 상원 인준이 필요하다. 주일 미국대사는 윌리엄 해거티가 2019년 7월 물러난 후 공석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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