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프 등 동맹들 연장 요청… 탈레반은 “31일 지켜라”
▶ 바이든, 철수시한 고수… 국방부에 비상계획 마련 지시, CIA 국장·탈레반 2인자 전격 비밀회담… 성과 없는듯

미군 장병들이 지난 22일 아프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대피하는 주민들을 돕는 임무를 하고 있다. [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군 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완료 시점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다 일단 예정대로 8월 말 시한 내 완료를 재천명한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동맹국들은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한 연장을 요구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성명에서 “최우선 과제는 지난 20년간 우리를 도운 시민들과 아프간인들의 대피를 완료하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 시한 연장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1일까지 아프간 내 미국인과 아프간 조력자 등을 대피시키고 미군을 완전히 철수한다는 기존 시한을 고수해야 한다는 국방부 권고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아프간에서의 목표 달성에 따라 임무가 예정대로 종료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31일까지 아프간에서 미국인 등의 대피를 끝낸다는 계획이 현재로선 변함이 없다면서 그 기간 내에 아프간을 떠나길 원하는 모든 미국인을 대피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급박한 현지 상황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대피 시한 연장을 시사하고 영국 등 아프간 파병 우방의 연장 요청에도 기존 방침을 고수한 것이다.
탈레반 측은 31일 시한을 ‘레드라인’으로 규정하며 경고한 상태다. AP와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카불 공항에서의 커진 안보 위협에 대한 미군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소식통들은 카불 공항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의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대피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했다.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카불로 급파해 탈레반과 벌인 막후협상이 성과가 없었던 것도 기존 방침을 고수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로 관측된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카불 공항 현지에 더 오래 머물 비상계획을 마련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카불 공항 탈출 작전과 관련, 커비 대변인은 이번 주말까지 최대 10만 명을 추가 대피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이 지난 며칠 간의 (대피)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주말까지 약 10만 명을 대피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하루 2만 명씩 대피시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럴 계획”이라며 날씨 등 많은 요인이 있지만, 최대한 공격적으로 그 속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군과 연합군은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수도 카불 장악 직전인 14일부터 지금까지 5만8,700명을 대피시켰다. 지난달 말 기준 대피 인원은 6만3,900명이다. 초기에 지지부진했던 공수 작전은 지난 22일부터 예상치를 웃돌면서 가속이 붙기 시작해 직전 24시간 동안에는 2만1천600명이 아프간을 탈출했다.
한 당국자는 목표한 날짜는 임무 완수와 탈레반의 협조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커비 대변인은 미국인을 대피시킬 시간은 충분하다고 했지만,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들의 대피 완료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AP는 지적했다. 로이터 역시 위험에 직면한 수천 명의 아프간인이 모두 대피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기존의 미군 철수 방침을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카불 공항 대피 작전을 위해 급파됐던 6,000여 명의 미군도 철군에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커비 대변인은 현지 미군과 장비를 카불 공항에서 빼내는 데 최소 며칠이 걸릴 것이라며 현지 지휘관들은 여전히 31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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