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도 많이 찾는 레돈도비치 피어에서 25일 저녁 갑작스레 무차별 총기난사로 무고한 주민 2명이 부상 당하고 용의자도 결국 경찰에 사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26일 레돈도비치 경찰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15분께 레돈도비치의 호스슈 피어 지역에서 총기난사가 발생해 2명이 부상당하고 용의자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용의자는 길을 걷다 갑자기 총을 꺼내 피어에 있던 무고한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했다.

당시 경관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용의자를 추격하자 용의자는 반자동 권총과 큰 칼을 들고 바닷가 바로 앞 바위로 된 제방으로 뛰어갔다. 이내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하려 시도했고, 경찰과 용의자간의 총격이 벌어졌다. 결국 용의자는 경찰 총에 맞아 현장에서 즉사했다.

현재 용의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30대 중반 남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의 총격에 청소년 1명과 또 다른 남성 1명이 몸통에 총을 맞고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LA에서 멀지 않고 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커피샵, 기프트샵 등 업소들이 많아 한인들도 자주 찾는 명소인 레돈도비치에서 무차별적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이곳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 업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며 총격 당시 공포의 아수라장으로 변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레돈도비치 피어의 찰리스 플레이스 업주 송선희씨는 실제로 경찰과 용의자간의 총격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송씨는 “오후 8시30분께 손님으로부터 총격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가게 문도 못 닫고 황급히 일단 직원 한 명과 가게 안 깊숙히 들어가 대피했다”며 “숨어 있던 곳에 창문이 있었는데 파킹랏 쪽을 보니 경찰과 용의자가 총격을 주고 받더니 결국 용의자가 바위에 쓰러지는 것을 봤다”고 생생한 상황을 전달다.

레돈도비치 피어에서 20여 년간 비즈니스를 해왔지만 이같은 총격은 처음 겪어본다는 송씨는 당시 크게 놀란 마음을 진정 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인근에서 레돈도 커피샵을 운영하는 송씨의 남편 홍창우씨는 “아내로부터 총격이 벌어졌다는 전화를 받고 영문을 모른채 가게 문을 닫으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총성이 여러번 들리더니 갑자기 가게 밖에 ‘샷!’이라고 소리치며 낚시꾼 10여명이 우르르 뛰어가기 시작했다”며 “당황스러워 같이 뛰다가 상황을 파악하고 다시 가게로 돌아와 문을 닫고 대피했다”고 전했다.

피어에서 기념품샵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 오모씨도 “가게 안에 있다가 총소리가 같은 게 들려 애들이 장난치는줄 알았는데 시큐리티 가드가 와서 가게 문을 닫고 안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실제 총격임을 깨달았다”며 “이후 경찰이 와서 파킹랏을 모두 폐쇄하고 사람들을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업주들은 총격으로 피어 주차장이 폐쇄돼 가족들에게 픽업을 부탁해 귀가했으며 레돈도비치 피어는 경찰 수사로 밤새 폐소됐다가 26일 오전이 돼서야 다시 오픈했다.

<구자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