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체 절반 이상 운영 중단…시위 취재기자들 채찍 맞아
▶ 국영방송사 여기자 업무금지

시위 취재하다 탈레반에 폭행당한 아프간 기자들. [로이터=사진제공]
아프가니스탄에서 언론은 지난 20년간 뚜렷한 변화의 상징 중 하나였다.
미국의 지원 속에 새로 들어선 아프간 정부의 부패를 보도하고 인권 유린을 폭로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탈레반 치하에서는 몇몇 관영 매체만 존재했던 아프간에서 언론 매체는 수백개로 늘어났다.
1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7월에만 텔레비전 방송국이 248개, 라디어라디오 방송국이 438개, 인쇄 매체가 1천669개, 뉴스 통신사가 119개에 달했다.
그러나 아프간이 다시 탈레반 치하로 들어가자 상황은 하룻밤 사이에 완전히 뒤바뀌었다.
대중에게 사랑받던 쇼는 텔레비전에서 사라졌다. 반(反)탈레반 시위는 전파를 타지 못했다.
탈레반이 임신한 경찰관을 사살해 전 세계를 경악게 한 뉴스도 아프간에서 검열 대상이 된 것은 물론이다.
카불에서 여성들의 인권 시위를 취재하다 탈레반에 구금된 언론인은 최소 19명에 달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2명은 경찰서에서 채찍, 곤봉, 전깃줄로 두들겨 맞았다. 이 소식은 해외로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공분을 일으켰다.
아프간언론센터 측은 아프간 언론 기관의 절반 이상이 안전 문제, 불확실한 미래, 재정 문제 때문에 운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제 아프간 언론인들은 보도뿐만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한 카불의 한 지역방송 앵커 네다는 "자유 미디어의 상황은 매우 위태롭다"면서 "아무도 탈레반에 그들의 과거 잘못과 잔혹행위에 감히 물어볼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한 12명 이상의 아프간 저널리스트, 미디어 종사자들은 지역방송, 신문, 뉴스 웹사이트들이 두려움과 협박, 자기검열 속에서 보도해왔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미디어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았지만, 아프간 언론사들이 이슬람 법과 국가 이익에 기초해 보도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새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이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미 수백명의 언론 종사자들이 해외로 도피했다. 지난 8월 초 미국 국무부에 의해 확대된 난민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미디어에 고용된 아프간인들은 미국에 정착할 자격이 주어졌다.
여성 기자들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탈레반은 여성 언론인들이 국영 방송사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했다.
지역 언론에서도 대부분의 여기자가 비슷한 처지가 됐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최근 성명을 내고 여기자들이 탄압을 받지 않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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