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인스피레이선4’ 우주관광에 참여한 크리스 셈브로스키(왼쪽부터), 시안 프록터, 재러드 아이잭먼, 헤일리 아르세노. <로이터>
■ 머스크 ‘스페이스X’ 발사 성공
“이전에 온 사람은 거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곧 따라올 겁니다. 이제 그 문이 열렸고, 이건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랍습니다.” 15일 오후 8시께(미 동부시각) 발사된 우주선에 탑승한 재러드 아이잭먼이 발사 10분 뒤 스페이스X의 실시간 스트리밍 생중계를 통해 내놓은 소감이다. 우주선이 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 승무원들로만 구성돼 발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실은 팰컨9 로켓을 발사했다. 이 우주선은 260마일에 머무르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335마일에 머무르는 허블우주망원경보다 각각 100마일, 25마일 더 높은 360마일 상공에서 사흘간 지구 궤도를 돌 예정이다.
■앞선 우주관광과 차원 달라
‘인스피레이션4’라고 명명된 이번 우주비행은 지난 7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블루오리진이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의 버진갤럭틱이 시행한 우주관광과는 다르다. 당시 버진갤럭틱은 53마일 고도까지 날아가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선인 카르만 라인(고도 62.5마일)을 넘지 못했고 블루오리진은 카르만 라인을 돌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날 발사된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의 목표 고도는 360마일로 버진갤럭틱과 블루오리진은 물론 ISS나 허블우주망원경보다도 높다. 또 몇 분에 그쳤던 블루오리진 등과 다르게 크루 드래곤은 무려 사흘 동안 지구 주위를 궤도 비행할 예정이다. NYT는 “(블루오리진이나 버진갤럭틱과는) 대조적으로 궤도에 도달한 뒤 머무르기 위해서는 우주선이 시속 1만7,500마일이어야 한다”며 “로켓의 크기도 훨씬 커야 하고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우주정거장보다 높이 쏘아올려져
전문비행사 없이 4명 전원 민간인
냉동피자 먹으며 TV쇼 보고 휴식
탑승객“많은 사람들 곧 따라올 것”
정부 독점서‘민간 우주관광’활짝
■민간 우주관광 활짝
총 4명의 승무원들이 모두 민간인으로 전문 우주비행사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승무원 중 한 명인 아이잭먼은 미국 신용카드 결제 처리 업체 ‘시프트4페이먼트’의 창업주로 포브스에 따르면 24억 달러 규모의 재산을 소유한 억만장자다. 이번 우주여행을 위해 아이잭먼은 스페이스X에 거액을 내고 크루 드래건 네 좌석을 통째로 샀다.
NYT는 아이잭먼이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도 그가 이번 우주여행을 통해 총 2억 달러를 모금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이보다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아이잭먼은 모금액을 세인트주드아동연구병원에 기부할 계획이다. 나머지 3명의 승무원은 세인트주드아동연구병원의 전문 간호사 헤일리 아르세노, 사우스마운틴커뮤니티칼리지의 지구과학 교수 시안 프록터, 록히드마틴사의 데이터 기술자 크리스 셈브로스키다. 이들은 이번 우주비행을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스페이스X에서 별도의 훈련을 받았다. 특히 우주선 조종법과 시뮬레이션 비행 등도 진행했다.
■3일간 지구궤도 돌고 귀환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비행은 상업 우주산업의 성장에 있어 새로운 확장과 도약”이라며 “정부가 우주비행에 있어 오랫동안 유지해온 독점권이 빠르게 침식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우주관광에 나선 4명은 미니밴보다 약간 넓은 크기의 캡슐에서 미리 준비한 냉동 피자와 여타 냉동 건조 음식 등을 먹고 영화와 TV쇼 등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앞서 비행한 브랜슨이나 베이조스와 달리 일론 머스크는 이번 비행에 참여하지 않았다. 사흘간의 비행을 마친 우주선은 18일 오후 7시께 당일 기상 조건에 따라 플로리다주 인근 대서양이나 멕시코만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AP통신은 스페이스X가 내년 초에 은퇴한 연방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비행사와 3명의 사업가 등을 대상으로 우주정거장까지 우주여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사 과정은 유튜브와 넷플릭스에서 생중계됐다. 넷플릭스는 이번 선발 과정에서부터 귀환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을 이후 공개한다.
<
김연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