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가 대신할 수 없는 일 아니면 집으로”
▶ 사회 전반에 남녀분리·여성배제 조치 속출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 여성부 건물에 ‘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Prayer and Guidance and the Promotion of Virtue and Prevention of Vice) 현판을 걸고 있다.[로이터=사진제공]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시의 여성 공무원들에게 출근 금지령이 내려졌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카불의 신임 시장 함둘라 노마니는 "탈레반은 여성이 당분간 일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 여성 공무원들에게 집에서 머물라고 지시했다.
노마니 시장은 이번 조치에서 남성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여성 공무원은 예외로 한다며 "예를 들어 남성이 갈 수 없는 여성 화장실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여성 공무원들이 집에 머물러야 하고 이들에게 월급이 지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마니 시장에 따르면 카불시 지방공무원 3천명 중 약 3분의 1이 여성이다.
이번 발표는 탈레반이 잇따라 발표하는 여성 제한 조치에 해당한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아프간을 장악한 뒤 여성을 존중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직장 여성들이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적절한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탈레반 고위인사 와히둘라 하시미는 이달 13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여성과 남성은 같이 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탈레반은 일부 대학교에서 남녀를 분리해 수업하도록 했고 중등학교에서는 남학생만 등교를 허용했다.
나아가 탈레반은 전 정부의 여성부를 폐지하고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엄격히 적용하는 '도덕 경찰'을 부활시켰다.
이에 따라 탈레반이 처음 집권한 1990년대처럼 여성의 교육과 취업 기회가 박탈되는 끔찍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에 인권 존중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왔고 탈레반 조직원들은 여성 시위대를 채찍, 몽둥이를 이용해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19일에도 여성부 폐지에 반대하는 소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BBC가 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여성부가 폐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여성 퇴출은 인간 퇴출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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