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일본 도쿄 마치다시에서 집단 따돌림을 받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당시 12세)이 당시 동급생에게 사이버 괴롭힘을 당했던 사실이 부모의 기자회견을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이른바 ‘GIGA 스쿨’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학교 교장이 단체로 구매해 나누어 준 학습용 태블릿이 도구였다.
지난 22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이 학교 교장은 ‘1인 1단말기’ 보급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학습 환경인 ‘GIGA 스쿨’을 구축하는 데 열심이었다. 2018년부터 학습용 태블릿PC를 일괄 구매해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하지만 나눠 주기만 했을 뿐, 사이버 보안이나 아이들의 디지털 사용 습관 등에는 무관심했다.
동급생들은 피해 아동에게 태블릿의 채팅 기능을 통해 욕설이나 “기분 나빠” “진심으로 죽어 줬으면” 같은 끔찍한 말을 보냈다. 그뿐 아니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태블릿에서 피해 아동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이 아이가 괴롭힘당한 채팅창을 그대로 열어볼 수 있었다. 황당하게도 학교 측이 모든 단말기의 비밀번호를 ‘123456789’로 설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ID도 앞부분은 같고 뒷부분은 반과 출석번호로 돼 있어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집단 괴롭힘 등으로 세상을 떠나는 아이들이 줄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까지 더해져 올해 7월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초·중·고등학생의 수는 272명에 달한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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