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어린이들에게 주로 생기는 수족구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청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고열·두통·설사·구토 등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수족구병’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영·유아 부모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세 이하 영ㆍ유아들이 주로 걸리는 수족구병 환자가 7월 3주 차에 1,000명 중 12.5명으로 2주 전보다 2.3배 늘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크게 줄었다가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활동량이 늘면서 다시 늘어난 것이다. 수족구병은 영ㆍ유아에게서 주로 발생하는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집단생활을 하다가 전염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수족구병은 전염성이 강해 한 아이가 걸리면 다른 아이들도 쉽게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발열ㆍ두통 등 감기와 비슷…대부분 7~10일 후 자연 회복
수족구(手足口)병은 이름 그대로 손, 발, 입안에 물집이 잡히는 병이다. 영어명 역시 ‘Hand-foot-and mouth disease’이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 71) 감염에 의해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생긴 수족구병이 콕사키바이러스보다 더 심하게 나타나는데 무균성 뇌막염, 뇌염, 마비성 질환 등 신경계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생후 6개월~5세 이하 어린이들이 많이 걸리고 침ㆍ가래ㆍ콧물ㆍ대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쉽게 수족구병은 열나는 감기와 증상이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개 가벼운 질환으로 미열이 있거나 열이 없을 때도 있다. 대부분은 7~10일 후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수족구병은 손, 발, 입안의 안쪽 점막과 혀, 잇몸 등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영ㆍ유아는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 수포가 형성되기도 한다. 또 발열ㆍ두통과 함께 설사ㆍ구토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물을 삼키거나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워 탈수 증상을 겪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뇌간뇌염, 뇌수막염, 급성 이완성 마비,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잘 먹이는 게 치료 핵심
자녀가 수족구병에 걸렸다면 우선 잘 먹여야 한다. 입안이 아파 아이가 잘 먹지 못할 때는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준비한다.
따뜻한 음식보다 찬 음식을 더 잘 먹을 수 있다. 설사만 없다면 아이스크림을 줘도 상관없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주면 아파도 잘 먹는 경우가 많고 찬 것을 먹이면 입안이 얼얼해져 아픈 것도 좀 잊을 수 있다. 찬물도 괜찮다. 열이 많이 난다면 해열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닦아준다.
수족구병을 진단받은 영ㆍ유아가 △38도 이상의 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9도 이상의 고열이 있거나 △구토ㆍ무기력증ㆍ호흡곤란ㆍ경련 등이 나타나거나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비틀거리면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김민성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지만 간혹 탈수나 합병증으로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어린 자녀가 잘 먹지 못하고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 탈수를 의심하고, 열이 심하면서 머리나 배를 아파하고 토하거나 처지면 뇌수막염이나 심근염 등을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백신 등 예방법 없어…손 씻기 등 위생 관리 철저히
수족구병은 아쉽게도 현재 백신이 없다. 따라서 예방하려면 영ㆍ유아들이 손 씻기를 생활화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을 소독하는 등 환경을 청결히 해야 한다.
침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침 예절도 준수하도록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는 열이 내리고 입의 물집이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김민성 교수는 “수족구병은 주로 발병 첫 주에 가장 전염성이 크지만,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분변 등을 통해 몇 주 동안 계속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며 “전염성이 강한 시기에는 자가 격리를 하도록 하고 이후에도 분변 관리나 손 씻기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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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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