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쩌민 마지막 길, 추모대회 거행…중국 전역 3분 동안 사이렌·묵념
▶ 금융거래 올스톱·위락시설 휴업, 시진핑 “중 발전 기초 마련” 추도…당대회 쫓겨났던 후진타오 등장, 일반 시민 추모 분위기는 미지근
“위이잉~” 6일 오전 10시, 베이징 톈안먼 광장 등 중국 전역에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지난달 30일 타계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다.
중국 공산당은 같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장(國葬) 격인 장 전 주석 추모대회를 거행했다. 추도대회에 참석자들은 사이렌에 맞춰 3분간 일제히 묵념했다.
3분의 묵념 시간 동안 주식, 선물, 외환 등 모든 금융거래가 중단됐다. 유니버셜스튜디오 등 유락 시설은 이날 하루 문을 닫았고, 중국 주요 공공기관과 재외공관에는 조기가 게양됐다. 중국 정부는 이처럼 극진한 예우로 장 전 주석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추도대회에 직접 참석했다. 그는 40여 분간 읽어 내려간 추도사에서 “장 전 주석의 서거는 당과 군, 우리나라 각 민족에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라며 “우리는 당과 국가, 국제사회에 대한 그의 헌신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톈안먼 사태(1989년) 직후인 1990년대 초반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장 전 주석이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한 점을 언급하며 “(그의 노력으로) 당과 인민은 개혁과 발전 국면을 성공시키고 중국 발전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추도대회는 시 주석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장 전 주석 영정 사진을 향해 3차례 절을 한 뒤, 마무리됐다. 이날 추도대회는 중국중앙(CC)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국가 차원의 극진한 예우와 다르게, 일반 주민들은 담담한 분위기였다. 실제 톈안먼 광장에서는 사이렌 소리를 듣고도, 발길을 멈추고 묵념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묵념 시간에 자동차 경적으로 추모하라고 공지했지만, 톈안먼 광장 인근 도로를 지나는 운전자 누구도 경적을 울리지는 않았다.
톈안먼 광장에서 멀지 않은 베이징 번화가 왕푸징 거리로 발길을 옮기자, 대형 건물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추도대회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30여 명의 주민이 눈에 띄었다. 경건한 자세로 스크린 속 장 전 주석을 바라보던 이들은 대회 시작 20분이 지나자 미리 약속이 되어 있던 듯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며 해산했다. 추모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동원된 인력으로 보였다. 다만 장 전 주석의 고향 장쑤성 양저우의 고택 골목에는 장 전 주석을 추도하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방역 정책이 요동치고 있는 등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탓에 옛 지도자의 타계에 대한 추모 분위기도 다소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장 전 주석에 대한 공식 추모가 마무리되며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항의 시위인 이른바 ‘백지시위’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중국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는 최근 수일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장 전 주석이 사망한 이후 중국 정부가 방역 태세를 이완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시위대도 당분간 이를 관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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