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민들 교회 대피소로 내주고 무료 급식 지원

태풍이 지나간 후 괌 호텔을 찍은 위성 사진 [로이터=사진제공]
태풍이 강타한 태평양의 섬 괌을 방문했다가 하늘길이 막혀 현지에 발이 묶인 한국인이 3천200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괌 당국이 예정보다 하루 일찍 공항 운영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이들의 귀국길도 빨라질 전망이다.
28일 외교부는 "29일 월요일 오후 3시(현지시간) 괌 현지 국제공항 운영이 재개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국적기(대한항공)가 29일 오후 5시 괌에 도착해 오후 7시 인천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광객들은 29일 밤부터 순차적으로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관광객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공개 채팅방 등을 통해 뉴스를 공유하며 "조금만 더 버티자"라며 서로를 위로했다. 이들은 귀국 항공기 일정을 알기 위해 항공사로 연락을 돌리는 등 최대한 빨리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다만 3천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대기하고 있어 29일 하루 안에 모든 관광객이 한국으로 돌아오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1∼2일은 더 단전 단수가 이어지는 괌에 체류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숙소를 구하지 못 한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텔 숙박을 연장하지 못했거나 묵고 있던 숙소가 태풍에 피해를 보며 문을 닫아 당장 거리로 나앉게 된 경우다. 실제로 많은 관광객이 호텔 로비나 연회실에서 노숙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정부에서는 현지 한인 교회 등을 통해 임시대피소 2곳을 확보해 임시 숙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교민들의 도움으로 식량과 식수 등을 구비한 상황이다.
호텔을 구하지 못 해 남편과 임시대피소에서 밤을 지낸 최 모 씨는 "샤워를 할 수 없어 5일 동안 씻지를 못 했다"라고 말했다.
임신부와 고령층, 영유아와 지병이 있는 환자들과 이들의 가족들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들은 당뇨약이나 혈압약 등 상시 복용해야 하는 약이 떨어져 약을 찾기 위해 약국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한 번에 1천 달러(약 133만원)가 넘는 진료비가 나와 병원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외교부는 임시진료소를 통해 이틀간 한인 의사가 진료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임시진료소 운영을 통해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여행객의 진료와 약 처방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괌에 거주하는 한인 교민들이 두 손 걷고 나서 관광객들을 돕고 있다.
관광업종 종사자가 많은 교민은 관광객들이 정보 교환을 위해 만들어 놓은 카카오톡 채팅방에 들어와 각종 질문에 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관광객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선 한인 교회 두 곳이 숙소를 구하지 못 한 이들이 잠을 잘 수 있도록 공간을 내주고 대피소에 머무는 관광객들을 위해 식량과 식수 등을 제공했다.
또 한식당들은 무료 급식소를 열고 만둣국과 불고기 등 식사를 내주고 있으며, 관광객들이 마트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살 수 있도록 무료로 셔틀버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한 임신부는 몸에 이상이 오자 교민 자원봉사자가 나서 응급실 수속부터 이동, 통역 등을 제공했고, 당장 현금이 없어 병원비를 대납해 주기도 했다.
괌에 거주 중인 한 교민은 "교민들도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보았지만 내 일처럼 나서며 최대한 관광객들을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광객들 역시 숙소나 상황별 단톡방을 만들어 필요한 물건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등 서로 기대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또 괌 관광청은 현지 관광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외교부 괌 주재 공관(주하갓냐 출장소)과 파트너십을 맺고 응급 의료기관 방문을 위한 교통편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