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싼 집값·렌트 비용 등 3분의 2 ‘팍팍한 삶’ 호소
▶ 2020년 이후 73만명 달해…세금부담·홈리스도 요인
LA 한인타운에 살고 있는 한인 황모씨는 지난달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이용해 라스베가스를 돌아보고 왔다고 했다. 이유는 취업 기회를 탐색하기 위함이다. 황씨는 “LA에서 식당 주방에서 몇 년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손에 쥔 게 별로 없다”며 “LA의 높은 물가와 렌트비로 수입의 상당 부분을 지출해 저축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달 라스베가스 방문 때 취업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한식당과 협의가 잘 되면 1~2달 내에 이주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주민들 10명 중 4명 꼴로 타주 이주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택 가격과 의료비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경제 미래마저 불투명한 것이 가주민들의 타주 이주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LA 타임스는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응답자 중 40%가 가주를 떠나 타주에 정착하는 것을 ‘매우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6일부터 16일까지 가주 성인 1,354명을 대상으로 ‘LA어번 리그’를 비롯해 4개 비영리단체들이 연합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설문조사다.
가주를 떠나려는 이유는 생활비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응답자의 46%는 저축은 커녕 비상금도 없을 정도로 팍팍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조사 결과에 비해 6%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이에 비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안락한 삶을 살고 있다고 답한 가주민은 35%였고 18%의 가주민은 매달 적자 생활비에 쪼들리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가주민들이 가주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1년 전부터 오른 물가는 여전히 가주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인된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례로 주거비의 경우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가주 주택 판매 중간 가격은 팬데믹 기간 이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급등했다. 특히 렌트비 상승률은 더 심해 무주택 가주민들의 경제적 손실은 더 컸다.
생활비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은 중위 소득층에게도 일정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 2020년 연소득 5만달러에서 10만달러의 중위 소득층의 54%가 경제적인 여유 속에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고 답했고 36%만이 경제적으로 여유 없이 살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조사에선 여유 속에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8%로 반토막으로 줄었다. 여기에 홈리스 급증과 범죄, 교통난과 소음 등 각종 사회 문제도 가주 주민들의 타주 이전에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경제적 이유 가주를 떠나는 주민의 수도 늘고 있다. 연방정부 인구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가주를 떠나 타주로 주거지를 옮긴 사람이 약 72만5,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가주 주민들이 대부분 세금 부담이 높은 주에서 낮은 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알래스카, 네바다, 워싱턴, 플로리다, 텍사스, 사우스 다코타, 테네시, 와이오밍 등 8개 주는 주 소득세(state income tax)가 아예 없다.
<
남상욱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