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대법원 학자금 탕감 위법 판결 파장
▶ 월 최대 600달러 상환에 젊은층 중심 소비 감소
“4,300억불 경제 부양효과, 사라지며 연말경기 비상”

학자금 탕감 계획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비 지출이 둔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테크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한인 조모씨는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이 연방 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는 소식에 허탈하다고 했다. 2만달러가 조금 안되는 학자금 대출을 안고 있는 조씨는 “대법원 판결 전까지 학자금 대출의 부담을 지울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사라져 힘이 빠진다”며 “그동안 상환금 유예로 자동차 할부금과 신용카드 빚을 갚아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학자금 대출 상환이 시작되면 재정적 여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조씨는 “300~400달러 상환금을 다시 내야 하기에 고가 의류나 전자기기는 물론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부터 소비를 자제하고 할인 마켓에서 물건을 구입할 것”이라며 “인플레와 고금리에 학자금 대출 상환금 부담까지 겹쳐 점점 생활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30일 4,300억달러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에 대해 연방 대법원의 법적 제동이 소매업계를 중심으로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팬데믹 이후 학자금 대출 원금 및 이자 상환이 유예되면서 지난 3년 동안 자동차 할부금이나 신용카드 부채를 갚거나 저축을 해왔던 학자금 대출자 4,400만명이 오는 10월부터 다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
이로 인해 학자금 대출자들의 소비 수요 감소로 연말 샤핑 특수를 앞둔 소매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에 대한 법적 제동이 미국 경제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경제매체 CNBC는 최대 2만달러까지 학자금 대출금 정책에 대해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재개하는 4,360만명의 대출자들이 생활비 부담에 따른 소비 억제에 나설 것으로 보여 소매업계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주 대출자만 약 4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월마트, 타겟, 홈디포, 크로거 등 미국 내 주요 소매업체들은 이번 연방 대법원의 판결로 하반기 매출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투자은행인 키뱅크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소매업계의 매출 하락을 2%로 전망했다.
이런 배경 이면에는 학자금 대출자들의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이 재개되면서 재정적 여유가 없게 된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이 중단되면서 대출자들은 재정적 여유를 가졌지만 오는 10월부터는 상황이 180도 달라지게 된다. 학자금 대출 상환금은 개인별로 편차가 크지만 뱅크오프아메리카는 소득 중간 가구의 경우 월 180달러로 예상했다. 고등교육 전문가인 마크 캔트로위츠는 월 350달러로,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월 393달러, 키뱅크는 월 400~460달러로 각각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각종 경비부양책이 사라지고 대출금 상환 유예도 종료되면서 학자금 대출자들은 현금 유동성이 크게 줄어들게 되자 지출 억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가 물건 소비는 억제하고 값싼 대체물 구매로 소비 패턴이 바뀐다는 것이다. 특히 대출 상환이 시작되는 10월은 하반기 샤핑 시즌 개시 시점이어서 소매업계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CNBC는 소비 수요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보게 될 소매업계는 의류와 전자기기 판매업소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요식업과 항공 및 여행업계는 학자금 대출 상환과 관계 없이 수요 상존으로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고 CNBC는 덧붙였다.
한편 연방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이 행정부의 단독 결정 사항이 아니라 연방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판결로 학자금 대출 탕감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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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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