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링컨 국무, 우크라에 깜짝 방문…포탄 등 10억 달러 추가 지원키로
▶ 대선 앞 ‘군사지원 축소’ 전망 일축, 우라늄 농축 폐기물로 만든 무기…인체·환경 악영향 논란에도 결정
“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 분석도

토니 블링컨(오른쪽) 국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6일 키이우의 맥도널드 매장을 찾아 감자튀김을 함께 먹으며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논쟁적 무기를 또 공급한다. 이번에는 ‘더티 밤’(더러운 폭탄)으로 불리는 열화우라늄탄이다. 내년 대선을 앞둔 국내 정치 사정 때문에 미국이 지원을 줄일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일축한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로 가는 길에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를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추가 원조 계획을 공개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30억 달러 이상의 군사 지원을 한 상태다.
대전차에 탑재할 포탄, 방공망 장비, 항법 시스템 등이 지원 패키지에 포함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에이브럼스 탱크에 장착될 120㎜ 열화우라늄탄이다. 전쟁 시작 이후 미국이 이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넘기는 것은 처음이다.
우라늄 농축 뒤 폐기물로 만드는 열화우라늄탄은 논란의 대상이다. 다른 대전차 무기보다 파괴력이 커서 포격전 비중이 큰 이번 전쟁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겠지만, 폭발 때 발생하는 방사성 먼지와 독성 물질이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더티 밤’이라는 별명이 붙은 배경이다.
미국이 비난을 무릅쓰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다량의 소형 폭탄을 품은 집속탄을 지난 7월 지원할 때도 논란이 불거졌다. 집속탄은 폭탄이 공중에 무차별로 뿌려지는 방식이라 피해가 광범위하고 불발탄도 많아 민간인 피해로 이어지기 일쑤다. 120여 개국이 사용 금지 조약에 서명했을 정도이지만 미국은 지원을 강행했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올해 2월 방문 이후 우크라이나를 찾은 미국 최고위급 인사다. 그의 방문과 지원 약속은 그 자체로 강력한 신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장기전을 준비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이 줄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동맹(우크라이나)의 사기를 높이는 한편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메시지를 크렘린궁에 보내려는 게 이번 방문의 의도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인이 다 죽을 때까지 전쟁을 끌고 갈 심산”이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의 전폭적 지원에도 우크라이나는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은 별 진전이 없다가 최근 자포리자주 등 남동부 전선에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전선을 시찰하고 돌아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중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힘든 겨울이 될 텐데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화답했다.
미국은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통한 러시아 전력 보강도 거듭 경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6일 브리핑에서 북한을 상대로 “러시아에 무기를 팔면 좋지 않은 후과에 직면할 것을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이 우크라이나에 방문한 날에도 러시아는 공격을 주저하지 않았다. 6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코스티안티니우카시의 시장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평범한 시장, 가게, 약국이 공격받았다”고 썼다. 유럽연합(EU) 대변인은 성명에서 “악랄하고 야만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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