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존행콕타워 95-96층 ‘시그니처룸’… “도전, 예상보다 컸다”
'마천루의 도시'의 시카고에서 '최고 전망'을 자랑하던 유명 식당 '시그니처룸'(Signiture Room)이 전격적으로 문을 닫았다.
28일 경제매체 시카고 비즈니스에 따르면 시그니처룸 측은 시카고 최대 번화가 '노스 미시간 애비뉴'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이유로 들며 존행콕센터(현 875 노스미시간애비뉴) 95층(레스토랑)과 96층(바)에서 지난 30년간 운영해온 사업을 영구히 접겠다고 밝혔다.
시그니처룸 웹사이트에는 28일 오후 2시까지 예약 버튼이 남아있었으나 실제 예약은 불가능했고 운영시간 안내란에 '일시적 또는 영구 폐업' 메시지가 떴다.
이어 오후 3시께 공동 경영자 릭 로먼과 닉 파이크니스가 "오늘부 폐업"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들은 "지난 30여년간 우리는 시카고는 물론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을 접대하며 그들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더욱 특별하게 하는 특권과 영예를 누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도시와 레스토랑에 폐쇄령이 내려진 이후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도전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카고와 미시간 애비뉴의 경기회복 속도가 느리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부정적인 보도들이 나오면서 기존의 소비력 있는 방문객들이 시카고를 단념하고 있다. 이 모든 문제들이 레스토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통제가 불가능하다"며 "그 결과 어쩔 수 없이 문을 닫게 됐다. 그간의 성원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이들은 나흘 전인 지난 24일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메뉴를 홍보하면서 폐업 가능성을 노출하지 않았다.
한때 시카고 최고층, 세계에서 2번째 높은 빌딩이던 존행콕센터(100층·344m) 전망대 바로 아래 자리잡은 시그니처룸은 바다처럼 펼쳐진 미시간호수와 '건축의 메카' 시카고 빌딩숲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시카고 비즈니스는 "로먼과 파이크니스는 1993년부터 시그니처룸을 운영했으며 최근 20여년간 시카고의 상징적인 식당으로 자리잡고 전국 최고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그니처룸 폐업은 팬데믹 이전의 기반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미시간 애비뉴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환상의 1마일'(Magnificent Mile)로 불리던 고급 쇼핑가 미시간 애비뉴의 유동인구가 팬데믹을 계기로 변하면서 기존 쇼핑객들이 발길을 끊고 명품 매장들이 입점해있던 건물들의 공실률이 기록적으로 높아졌다며 "많은 요식업소가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는 하나 식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이익은 줄어들었다"고 부연했다.
시그니처룸이 있던 존행콕센터는 1969년 완공 당시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102층·381m)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 높은 빌딩이었다. 1973년 시카고에 당대 세계 최고층 '시어스타워'(現 윌리스타워·108층·442m)가 들어서면서 순위가 뒤로 밀려 현재는 시카고에서 5번째, 미국에서 13번째 높은 빌딩이다.
지난 2013년 건물 소유주가 바뀌고 명명권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2018년부터 공식 빌딩명이 주소와 동일한 875 노스 미시간 애비뉴로 변경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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