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가치 장부 뻥튀기’ 둘러싼 민사재판 개시
▶ 재판결과 따라 뉴욕주 내 사업권 잃을수도…뉴욕 검찰총장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민사재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 오전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린 자신과 자신의 회사와 관련된 사기대출 의혹 민사재판에 직접 출석해 자신을 향한 혐의를 “부패한 뉴욕주(州) 검찰총장에 의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그의 사기 행각이 법원에서 이미 인정됐다며 “아무리 권력이 강하다 해도, 아무리 돈이 많다 해도, 아무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이 시대 최대의 마녀사냥이 지속되고 있다”며 “불량 판사(rogue judge)가 자산의 실제 가치 중 일부만 인정한 채 결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종차별주의자인 제임스 장관이 뉴욕주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두고 “사기(scam)”이자 “엉터리(sham)”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 뒤 “범죄는 나를 향해 저질러지고 있다”라며 지지층을 향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나는 위대한 회사를 만들었다”며 “내 회사는 세계 곳곳에 엄청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금 불량 판사 앞에 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회사인 ‘트럼프’의 브랜드 가치를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에 빗대며 “나는 내 최고의 자산인 브랜드를 장부에 반영하지도 않았다”라고 자산 부풀리기 의혹을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서 “내일(2일) 아침 법정에 가서 내 이름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번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형사재판 4건과는 무관한 별개의 민사 사건이다.
한편 소송을 제기한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날 재판 시작 전 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동 피고인들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법원이 지난주 약식재판에서 이를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권력이 강해도,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도 법 위에는 설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제임스 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은행 대출 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10년 이상 뉴욕의 저택과 최고급 아파트, 빌딩, 영국과 뉴욕의 골프장 등 다수의 자산 가치를 22억 달러가량 부풀려 보고했다며 지난해 9월 뉴욕주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재판을 맡은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정식 재판 시작 전인 지난달 2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은행 대출 등을 위해 보유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일부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엔고론 판사는 이 사건 약식재판 결정에서 “피고가 사는 세상은 임대료 규제를 받는 아파트와 규제받지 않는 아파트의 가치가 똑같고, 규제지역 토지와 비규제지역 토지의 가치가 똑같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 그룹이 은행 대출 등을 쉽게 하기 위해 자산가치를 크게 부풀렸다는 원고 측 주장을 일부 인정했다.
미국 사법절차에서 약식재판이란 재판 전 절차가 끝난 뒤 중요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없고 법률적 판단만 남은 사안에 대해 법원이 정식 재판을 개시하기 전 내리는 결정을 말한다. 법원은 정식 재판을 시작하기도 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기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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