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불행한 과거사를 넘어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자고 합의한 '김대중(DJ)·오부치 선언'(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 8일(이하 한국시간)로 발표 25주년을 맞은 가운데 일본 유력지가 양국이 이 공동선언의 정신을 계승해 신시대 관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아사히신문은 9일 사설에서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상대국의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을 소개하며 "한일 양국 문화·시민 교류의 토대가 된 것이 25년 전 공동선언"이라고 적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8일 일본을 방문한 고(故)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당시 총리가 함께 발표했으며 이를 계기로 대중문화 개방 등도 이뤄졌다.
아사히는 그러나 "양국 정상의 무거운 결단에도 한일 관계의 완전한 개선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공동선언이 극복하려 했던 역사 문제에서 대립이 반복됐다"고 지적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를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했다.
신문은 "미래지향을 소리 높여 외친다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올봄 한국이 징용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관계가 개선 기조에 있지만 공동선언이 목표로 한 '진정한 상호이해'로 가는 도중에 다시 관계가 악화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역사 인식의 공유를 목표로 하면서 상호 이해를 진행하려면 문화 면에 그치지 않는 중증적 교류 확대가 필요하다"며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대학 학점을 상호 인정하는 '에라스뮈스' 제도의 한일판을 창설하는 것도 검토할만하다"고 제안했다.
아사히는 "공동선언의 정신은 절대 퇴색하지 않았다"며 "다만 한일이 경제와 생활 수준에서 수평적인 관계가 되고 북한의 위협, 대립이 심화하는 미중 관계, 저출산·고령화 등 한일을 둘러싼 상황도 크게 변했으므로 신시대 관계 구축을 지금이야말로 목표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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