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절반 정도만 근무에 오피스 수요 역대급 감소
▶ LA카운티 25% 비어 있어…헐값 매각, 건물 포기까지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가 여전히 절반 정도에 그치면서 오피스 공실률이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LA 다운타운 지역도 예전에 비해 한산하다. [박상혁 기자]
LA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 업무 지역의 사무실 공실률이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끝내고 직원들의 출근을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무실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올해 글로벌 주요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10일 전했다.
상업용 부동산 매체 코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뉴욕과 같은 주요 업무 중심지에서 사무실 수요는 급격히 감소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공실률이 약 30%에 달했다. 이는 2020년 팬데믹 초기 6.3%에 비해 3배 가량 높아진 것이다.
LA 카운티의 경우 올해 2분기 공실률은 25.3%로 전년 동기의 21.1%에 비해 4.2%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평균 렌트는 스퀘어피트 당 4.13달러에서 4.20달러 상승하는데 그쳐 인플레를 감안하면 사실상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LA 카운티 내에서도 LA 한인타운을 포함하는 윌셔 센터의 공실률은 33.0%에 달해 30%대를 넘어섰다. LA 카운티에서 윌셔 센터와 함께 공실률이 30%대를 넘은 지역으로는 팍 마일이 40.2%로 가장 높으며 이어 LAX/센추리 블러버드(39.7%), 웨스트 LA(36.4%), 컬버 시티(35.3%), 미라클 마일(34.7%), 윌셔 코리더(33.0%), 롱비치 다운타운(31.7%), 플라야 비스타(30.5%), 글렌데일(30.3%), 이스트 밸리(30.2%), 마리나 델레이(30.1%) 지역 등이다.
부동산 업계는 미국 내 주요 대도시 공실률이 급증한 것은 팬데믹 시기 확산된 재택 및 원격 근무 트렌드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직장 데이터 업체인 캐슬 시스템즈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절반 정도만 사무실로 돌아왔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사무실 절반은 여전히 비어 있다는 얘기다.
출근 직원 감소로 사무실이 필요 없게 된 기업들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소유한 빌딩을 헐값에 팔거나 기존 리스를 포기하고 있으며 사옥 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있다.
구글은 실리콘 밸리의 심장부인 샌호제에 약 80에이커 규모의 캠퍼스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중단했다. 메타는 지난달 1억8,100만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하고 영국 런던 트리톤 스퀘어의 상업용 부동산 리스계약을 해지했다. 7년 치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18년이 더 남아 있는 임대 계약을 종료한 것이다.
웰스파고 은행은 샌프란시스코 업무지역의 13층 오피스 건물을 지난 7월 4,500만달러에 매각했는데 이는 지난해 리스팅 가격인 1억6,000만달러의 3분1에도 못미친다. 미쓰비시의 MUFG 아메리카그룹은 샌프란시스코 업무지역의 22층 오피스 건물을 4년 전보다 80% 저렴한 6,000만달러에 SKS파트너스에 지난 5월 매각했다.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건물 소유주도 늘고 있다. 대형 쇼핑몰 웨스트필드는 샌프란시스코 쇼핑몰에 대한 모기지론 지불을 중단하고 건물을 대출기관에 넘길 계획이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이 해당 쇼핑몰에서 철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데이터 제공업체 트렙에 따르면 올해 약 2,700억달러의 상업 은행 대출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마누스 클랜시 트렙 이사는 “사무실 연체율이 계속 급증하면서 변곡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며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쇼핑을 하지 않으면 사무실 및 소매 상가 소유주가 임대 수입을 창출하지 못하고 대출금도 제때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이는 대출에 대한 손실 증가로 이어지고 이미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 은행에 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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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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