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대학(UW) 인근 ‘평화공원’에 30여년 전 세워진 히로시마 원폭투하 생존 소녀 사다코 사사키의 실물대 동상이 지난 11일 밤 발목이 절단된 채 도난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다코와 1,000개의 종이학’으로 명명된 이 동상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공군의 원폭투하로 화상을 입은 12세 소녀 사다코가 오른 손을 올려 종이학을 날리고 있는 모습이다.
퀘이커교 평화운동가 플로이드 쉬모의 모금운동으로 유니버시티 브리지 북쪽 끝에 조성된 평화공원에 1990년 건립된 조각가 대릴 스미스의 사다코 동상은 곧바로 평화의 상징으로 각인됐으며 시민들과 또래 어린이들이 접어 은 수천 개의 색색 종이학으로 뒤덮이기 일쑤였다.
원폭 당시 2살이었던 사다코는 건강하게 자랐지만 12살이 되면서 백혈병(원자병) 증세를 보이며 빠르게 쇠약해졌다. 적십자병원에 입원한 그녀에게 친구들이 종이학을 선물로 가져왔다. 사다코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학이 1,000년을 산다며 종이학을 1,000개 접어 소원을 빌면 학 만큼 오래 살게 된다는 전설을 들려줬다. 사다코는 그 뒤 매일 종이학을 접었다. 진짜 학처럼 큰 것부터 좁쌀만큼 작은 것도 있었다. 이윽고 1,000개째를 접었지만 병은 회복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다코는 좌절하지 않고 아버지의 빚을 청산해달라는 새로운 소원을 빌며 계속 종이학을 접었다. 그녀의 병실이 알록달록한 1,300여개의 종이학으로 가득 찬 날 사다코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평화공원 옆에 위치한 퀘이커교도 공회당의 콜린 킴시러브 관리인은 12일 아침 동상이 센들(게다)을 신은 발목만 남기고 사라진 것을 보고 까무러칠 뻔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플로이드 쉬모의 평화염원이 아득히 멀어진 것 같다며 절도범이 빨리 동상을 되돌려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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