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타냐후 24일 의회 연설…26일까지 바이든·해리스·트럼프와 회동
▶ 바이든, 휴전 종용…트럼프는 선거에 활용하고 해리스는 지지층 자극 조심할듯
가자전쟁 반대 시위대의 의원회관 농성 시위 [로이터]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연방의회 연설을 앞두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가자전쟁) 종식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23일 워싱턴 D.C.의 의원회관에서 농성 시위를 벌이다 대거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상·하원 합동 연설(24일) 하루 전날인 이날 오후 수백명의 시위대가 하원의원들의 사무실 건물인 캐넌빌딩 중앙홀을 점거했다.
'평화를 위한 유대인들의 목소리'라는 단체가 조직한 시위에서 '우리는 반대한다'(Not In Our Name) 등의 문구가 적힌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은 "가자 사람들을 살게 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약 30분간의 박수와 구호가 이어지자 의회 경찰관들은 몇 차례 경고를 거쳐 시위 참가자들을 체포한 뒤 결박해서 한명씩 연행했다.
또 이날 연방의회 의사당 근처에는 '더 이상 네타냐후에게 폭탄을 제공하지 말라'는 문구의 광고판을 붙인 차량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네타냐후 총리가 워싱턴에 도착한 22일에는 수십명의 시위대가 네타냐후 총리가 묵는 숙소 밖에서 집회를 했다.
지금까지 확정되거나 공개된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 일정으로는 24일 상·하원 합동 회의 연설과 26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의 트럼프 전 대통령 면담이 있다. 24∼25일 사이에, 재선 포기를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 민주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예약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자전쟁의 한 당사자인 네타냐후의 미국 방문은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다.
현직 미국 최고 지도자인 바이든 대통령과, '차기 권력'을 다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서로 다른 정치적 이해 타산을 한 채 네타냐후 총리를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최고 지도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조기에 가자전쟁의 휴전을 끌어냄으로써 내년 1월 자기의 임기 종료 전에 하마스에 억류된 미국 국적자들의 석방과 중동 긴장 완화 등의 성과를 내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을 종용할 전망이다.
그에 반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선거전에 적극 활용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현안 해결 능력을 비판하는 한편, 자신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할 경우 새로운 중동 평화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 선언 이후 결집하고 있는 민주당 지지층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해리스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일정한 '거리두기'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미시간주와 같은 일부 대선 격전지의 무슬림 유권자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바이든 대통령 대신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하며 바이든 정권의 친이스라엘 행보에 불만을 표한 바 있다.
그런 만큼 해리스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더라도 지지층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회동을 부각하지 않는 '로우키'(Low Key)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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