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장관 “소수 속여 돈벌이하는 거짓말쟁이”… ‘선거승리 주장’ 野 압박
▶ 야권 지도자 “나는 안 떠나” 이반 우려 지지층 결속 안간힘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여당은 9일(현지시간) 스페인으로 망명한 야권 대선후보를 비난하며 7·28 대선 이후 이어지고 있는 반(反)정부 목소리 잠재우기에 나섰다.
마두로에 이어 베네수엘라 집권당(통합사회주의당·PSUV) 2인자로 꼽히는 디오스다도 카베요(61) 내무·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영 TV방송에서 생중계한 기자회견에서 "지금 스페인에 있는 그 사람(에드문도 곤살레스)은 도망자일 뿐"이라며 "그 누구도 그에게 조국을 등지라고 강요하지 않았다"고 힐난했다.
카베요 장관은 "그는 자신이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고, 야권 정치인들과 함께 소수를 속여 돈을 벌기 위한 마케팅을 한 것일 뿐"이라며 "야권 정치인들은 정치인도 아니고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에드문도 곤살레스(75) 후보와 그 주변인들의 신병 확보 필요성에 대한 집권당 내 강성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집권당은 대선 개표를 둘러싼 야권 지지자들의 시위와 국제사회의 비판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PSUV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번 주부터 우리는 파시스트 퇴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전국 주요 지역에서 다음 달까지 대규모 군중대회를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친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7월28일 투표 종료 6시간 만에 마두로 현 대통령의 3선 확정을 발표했지만, 곤살레스와 야권은 자체적으로 확보했다는 득표율 자료를 온라인에 공개하며 "우리가 압승을 거뒀다"고 주장해 왔다.
이를 문제 삼은 베네수엘라 당국이 3차례 소환 및 체포영장 발부로 곤살레스를 압박하자, 카라카스 주재 다른 외교공관에 있던 그는 "생명의 위협"을 이유로 마드리드로 몸을 옮겼다.
곤살레스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저는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바꿔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해 망명을 결심했다"며 "민주주의와 국민 의지 실현만이 국가 미래를 위한 길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에게 '대화의 정치'를 촉구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지지층 결속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는 엑스에 "곤살레스는 자신의 목숨이 위험했기 때문에, 외국에서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며 "현재 목도하는 마두로 정권의 잔인성에 직면해 곤살레스의 자유와 생명을 보존하는 게 우리 대의를 위해 필요하다"고 적었다.
마차도는 이어 "나는 베네수엘라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개표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지속해서 이어지는 가운데 미 백악관은 이날도 "베네수엘라 당국은 선거 유효성에 대한 국제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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