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중국에 고성능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TSMC가 중국 본토 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중국 관영 매체 보도가 나왔다.

11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마지화 통신산업 분석가는 "최근 몇 년 간 미국은 대(對)중국 고성능 반도체 수출에 대한 제한 조치를 강화해왔다"면서도 "그러나 기업은 이익을 따라 움직인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TSMC가 미국 압력에 저항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협상의 여지를 남기기 위한 방법을 찾을 것"이라면서 "다른 많은 반도체 제조업체처럼 중국 본토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TSMC가 중국 고객사들에 이날부터 7㎚(나노미터=10억분의 1ｍ) 이하 반도체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는 내용의 외신 보도가 나왔다.

7㎚ 이하 반도체는 주로 인공지능(AI) 장비를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데, TSMC는 앞으로 중국 고객사에 'AI칩'을 공급하려면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미국 정부 명령에 따른 이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의식한 결과라는 관측도 나왔다.

보도 이후 TSMC는 "수출 통제를 포함해 모든 규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익명의 내부 관계자를 인용한 대만 현지 언론이 "TSMC는 미국의 새로운 규정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고 있는데, 현재 실제로 관련 제품의 출하를 중단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도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밝혔다.

이 현지 언론은 TSMC가 다른 고객사들에 대한 영향 없이 AI칩과 관련된 제품을 보유한 중국 본토 회사에만 이번 제한이 적용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화 분석가는 "AI칩 수출 제한이 완전히 시행되더라도 중국의 AI 개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의 계속된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올해 1∼7월 중국의 반도체 수출은 6천409억1천만위안(약 124조)에 달했으며, 전년 대비 25.7% 증가했다. 세관통계에 따르면 이는 수출 품목 중에서 선박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