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정부와 맞서 재정 지원 잃을 위기…고통스런 결정”
▶ 공립대도‘손보기’시작
버지니아 대학교(UVA)의 제임스 E. 라이언 총장(사진)이 트럼프 행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하라는 압박이 이어지자 사임을 발표했다.
버지니아 대학 교내 신문인 ‘UVA Today’는 지난 27일 라이언 총장이 대학 커뮤니티에 보낸 편지에서 사임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라이언 총장은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총장직에서 사임한다는 ‘고통스런 결정’을 했다”며 “나는 내가 믿는 바를 위해 싸우고 싶고, 이 대학교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연방정부와 싸우겠다는 일방적인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당초 다음 학년 말에 물러날 계획이었던 라이언 총장이 사임을 서두르기로 한 것은 UVA를 포함한 대학에 대한 연방정부의 감시가 강화되면서였다. 라이언 총장은 작별 편지에서 자신이 총장으로 계속 있으면 ‘대학이 상당한 재정지원을 잃을 위험이 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연방 정부 지원금 삭감 감수는 “일자리를 잃을 수백명의 직원들, 연구비 지원을 잃을 연구자들, 그리고 수백명의 학생들이 재정 지원을 잃거나 비자가 보류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2018년부터 버지니아대 총장으로 재임해 온 그는 예일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UVA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다. 버지니아대학교 총장 취임 전에 하버드 교육대학원 학장을 역임했다.
UVA의 총장이 연방정부 압박으로 사임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학들에 대한 전방위 압박의 전선이 사립대 뿐 아니라 공립대로도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뉴욕 타임스는 지난 27일 라이언 총장의 사임 결정을 보도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가장 명망 있는 대학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연방 법무부는 UVA 이사회에 DEI 폐기를 압박하는 경고서한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법인 이사 일부는 라이언 총장이 사임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국고 보조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며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행정 명령을 통해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는 해외 유학생의 입국을 중단했다. 이에 대응하여 하버드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 등록을 계속하도록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 판사는 이번 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중단토록 했다.
아이비리그 대학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연방 기금 22억 달러의 동결과 관련해 연방 소송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하버드와 컬럼비아대 등 주로 명문 사립대를 타깃으로 삼아온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공립대학들로 확대되는 기류”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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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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